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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세월 뒤로 남는 아픔

세월 뒤로 남는 아픔

/한희숙

시간이 닳고 닳아
정신만 남아?허공에 맴돈다고
울타리를 허물 수 없는 우리

살아온 자취 지워가며
잃어버린 것을 찾아
뒷걸음질 치며 두리번거려도
발자국은 이미 화석이 되었다

제자리 걸음으로 헤매는 땅에서
풀잎하나 가꿨다고
뒤안길만 밟고 사는 우리
눈 크게 뜨고 담을 허물자

닳아버린 시간을 채우는건
새롭게 맞이하는 시간뿐
새아침의 숨소리를 들으며
우리가슴에 바람을 일구자


 

 

 

망각에 사는 날들은 또 다른 희망이 될 수 있다. 삶을 지우고 흔적을 지운다고 잊혀 지나가는 수많은 일들과 그리움들이 떠나지 않는다. 시인은 유독 감성을 사로잡는다. 긴 외로움과 시린 날들을 그리며 밤하늘을 보기도 하고 젊은 날 시선을 사로잡았던 눈물겨운 추억들도 담는다. 계획한다고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다. 더 건강하게 더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지만 가치와 의미는 분열되고 눈앞에 사는 진실에 허둥거리다 세월이 가고 만다. 과거는 과거로 남기고 가야지만 그리움은 기억으로 다시 불러낸다. 시인은 너무나 현실적인 진리를 알면서도 지나가는 세월의 무게에 반전을 하고 있다. 자연도 무한의 시간으로 반복하고, 기회라는 보상과 희망의 인생으로 지울 수 없다. 산다는 것은 잊기 위한 연습이다. 성찰하기 위해 산다. 평범한 기억들을 시인은 사념들로 고독한 밤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누군가에게는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절망만 있는 게 아니다. 내일의 희망이 있을 것이다. 상실한 밤들과 대화를 가져보자 약속된 내일은 없으니 말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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