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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정조의 건축]방화수류정의 변화

 

정조의 특별한 의지로 만들어진 방화수류정(동북각루)은 수원화성에서 가장 아름답다. 건물의 모습도 멋있지만, 여기에서 보는 전망도 어디에 빠지지 않는다. 지금도 이곳은 많은 사람이 찾고 있으며 직접 올라가 정조의 자리에 앉아 풍경을 즐기고 있다. 창건 이후 여러 부분이 변형되었지만, 그래도 원형이 많이 남아있어 2011년 보물로 지정되어 중점 보호되고 있다.



창건 연혁- 화성성곽의 공사는 혜경궁이 을묘년(1795) 수원 방문을 기준으로 이전을 1차 이후를 2차로 구분한다. 1차 공사는 혜경궁의 동선에 따라 보이는 곳이 대상이며 벽돌로 된 시설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설은 1차에 포함되었는데 바로 북옹성과 방화수류정이다. 북옹성은 벽돌 시설이지만, 화성의 첫 건물이기 때문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방화수류정은 장안문을 진입할 때 멀리 보이기도 하지만, 전편에 언급한 것처럼 정조와의 인연이 있기 때문에 포함되었다. 방화수류정의 착공은 1794년 9월 4일에 시작하여서 한 달 뒤인 10월 4일 초석을 놓고 기둥을 세웠다. 상량은 10월 7일에 하고 준공은 10월 10일에 하게 된다. 40일도 안 되는 공사 기간으로 이 아름다운 건물이 완성되었다니 대단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위계성(位階性)- 전편에서 정조와 용의 관계성을 언급하였다. 용연과 방화수류정 사이에 있는 바위가 용두이고, 용에게 뿔을 선물하고자 십자각(방화수류정)을 설치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4개 각루 중 이곳만 십자각으로 되어있고 나머지는 십자각과 거리가 멀다. 아마도 격식을 맞추기 위해 나머지 건물에도 각루의 명칭을 부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위계가 높은 시설에는 부연, 선자연, 용두, 막새 등을 사용하여 웅장하게 표현했으며 화성에는 4대문, 동·서장대,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 여기에 포함된다. 방화수류정은 이들 건물 중 규모는 제일 작지만 위계는 가장 높았다. 용두(龍頭, 장식기와)의 개수는 지붕 형태가 달라 비교가 어렵지만, 장안문은 8개인데 여기에는 24개나 설치되어 있었다. 특히 월대(月臺)가 여기에 설치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월대는 궁궐의 정전(政殿)등 중요건물 앞에 설치되는 넓은 기단이다. 이곳의 월대는 정조가 이곳(용의 머리)에 않아 신하들이 읍양(揖讓, 禮를 행하는 동작)하는 장소로 사용하여 축소된 정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신하들과 함께 활을 당기면서 우위를 쌓던 곳이기도 하다.



변화 부분- 창건 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구조적 변화는 보이지 않고 용도변경에 따른 변화만 보인다. 첫 번째는 전쟁시설에서 유희 건물로 전환에 따른 변화이다. 성곽 외부방향에 전붕판문(戰棚板門, 방어용 두꺼운 판문)이 16개나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무기의 발달과 전쟁의 위협이 없는 시절을 보내면서 방화수류정의 전망을 차단하고 있던 판문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두 번째는 왕의 건물에서 일반 건물로 전환됨에 따라 온돌방이 없어진 점이다. 이로 인해 평면 전체에 마루가 설치되면서 아궁이와 구들 및 난방용 창문들도 사라지게 되었다. 세 번째는 소소한 변화로 용두 위치, 월대 바닥의 벽돌 까는 방향, 관리용 서쪽 계단, 창호 등이 있다. 네 번째는 외부공간으로 방화수류정의 출입은 화홍문에서 직접 올라왔는데 경사가 급해서인지 우회해서 올라가게 되고 내부에 있던 별도의 담장은 축소되었다.



방화수류정의 주인이 왕에서 일반 국민으로 바뀌면서 부분적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남아있는 왕의 건물 중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가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건물이다. 만약 원형 복원을 생각한다면 왕의 건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온돌방의 복원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온돌방은 대중의 사용에 많이 제약이 있어 이를 복원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여러 유적지에서 사용하는 증강현실(增强現實)도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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