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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종교계까지 퍼진 ‘미투’, 건전한 사회 계기돼야

지금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고발하는 ‘미투’운동의 바람이 거세다. 문학계와 법조계에서 불붙은 이 운동은 이제 종교계까지 퍼지고 있다. 물론 성추문 사건이 발생한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알려지지 않고 쉬쉬하면 감춰졌을 뿐,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일들이다. 그러다가 세상이 변하면서 다양한 언론이 등장하고,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백일하에 공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교육계와 의료계 등 전 분야에서 미투 동참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미투 선언은 종교계, 천주교로까지 확대됐다. 한 여성 신자가, 7년 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수원교구의 한모 신부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해당 신부도 폭로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고 한다. 이에 수원교구는 한 신부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데 이어 25일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의 ‘수원 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교구장으로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번 일을 거울삼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릇된 것들을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속죄와 반성’을 해야 할 성직자는 한 모 신부 한 명만이 아니다. 경찰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검거된 전문직 성폭력 범죄자는 5천261명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1위가 종교인(681명)이었단다. 이 기간 전문직 성범죄는 연평균 610건이었는데, 직종별로는 성직자가 442건이었고 이 중에서도 개신교 목회자가 1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교계도 성추문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최근 조계종에서는 해인사 중앙종회의원 스님의 여성 종무원 성추행 의혹, 전 호계위원 스님의 성폭력·사실혼 의혹 등이 일고 있다. 조계종 법주사에서도 템플스테이 담당팀장이 스님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당했고 재단법인 선학원도 이사장 법진 스님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교계 언론인 불교닷컴은 2월1일자 칼럼을 통해 ‘불교계 성차별과 성불평등, 성폭력의 역사는 뿌리가 깊다’고 고백하고 있다. 성직자들은 일반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사회가 더 썩지 않기 위해선 아프더라도 곪은 곳을 터트려 치료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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