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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홍순영



꽃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개화와 낙화를 한날 만날 수도 있어

그것을 꽃의 일출과 일몰이라 불러도 될까



한 계절 꽃의 마당 그 어느 곳에 서 있는

나는 꽃의 바깥



꽃 누운 자리에 흩어진 노란 재에서 유황냄새가 난다



가쁜 숨결 뱉으며 월경하는 꽃, 등에 업혀

붉고 매캐한 터널을 통과한다

- 시집 ‘오늘까지만 함께 걸어갈’


 

 

 

시인은 꽃의 하루를 따라가다 개화와 낙화를 함께 보았군요. 꽃구경 가보면 압니다. 보통사람들은 그저 흐드러진 꽃의 만개한 모습에만 관심이 있지요. 사람들에게 눈맛을 제공하는 꽃의 화려함 속에는 무수한 꽃잎의 죽음이 함께 있다는 걸 시인은 일깨워줍니다. 하루에게도 일출과 일몰이 있고 사람에게도 생과 사가 있듯이, 존재하는 뭇 생명이나 현상들에게 필경 이러한 요소는 뫼비우스의 띠 같기도 하고 윤회의 굴레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변곡점에 눈이 머문 시인에게 꽃의 낙화는 환승이란 이미지로서 함축적으로 다가왔을 듯 합니다. 꽃이 진 자리에서 유황냄새를 맡으며 말이지요. 소돔과 고모라, 아시리아를 멸망시킨, 그 공포의 유황불말이지요. 곧 개심사 겹벚꽃 보러 가기로 했는데 꽃만 보지 말고 발치에 누운, 가쁜 숨결의 월경하는 낙화에로 눈길 한참 더 머물러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정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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