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북한의 포격 도발 사태를 겪은 연평도에 44억 원을 들여 안보수련원을 지었으나 최근 2개월 간 이용객이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일 옹진군에 따르면 군은 2016년 9월부터 옛 연평중·고등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11월 안보수련원을 준공했다.
2층짜리 수련원 건물에는 10·12·16인실 7개, 장애인실 2개, 인솔자실 2개 등 숙소 11개가 들어섰다.
군은 애초 신규 마을 기업에 수련원 운영을 위탁하려다가 계획을 수정해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개원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간 이용객은 고작 3개 단체 94명에 그쳤다.
4월에 인천시와 경기도 김포시 등 2개 단체 58명이 안보수련원을 이용했고, 5월에는 세종시교육청 36명이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6월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 간 이 수련원 이용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5개 단체가 예약했으나 모두 여객선이 뜨지 않아 수련원 이용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수련원 건물 내 11개 숙소가 텅 빈 상태로 방치됐고 시설을 관리하는 옹진군 공무원 7명도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옹진군 안보수련원 관계자는 “연평도에 들어오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배편이 예약 당일마다 안개로 운항을 취소했다”며 “취소한 기관들은 강원도 등지로 연수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수련원을 예약하는 단체가 모두 공공기관이나 보수성향의 단체로 편향돼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2개월 사이에는 인천해양경찰서, 인천시 법무담당관실, 경기 과천시, 재향군인협회(2차례) 등이 예약을 취소했다.
수련원 내 프로그램도 이용객들 발길을 붙잡기에는 턱없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문강사 안보교육, 연평도 피폭현장 견학, 해병대 연평부대 K9자주포 체험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그 중 인민군 출신 등 북한이탈주민이 진행하는 전문강사 안보교육은 최근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부는 상황에서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접근성이 떨어지다보니 안보수련원 운영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운영을 활성화할 입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창우기자 p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