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직원입니다. 너무 더워 반바지 입고 출근하고 싶어요. 그래도 되는 거죠?”
지난 1일 수원시공무원노동조합 익명 신문고에 올라온 짤막한 글 하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려 40도를 넘나드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자 한 남성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긴바지 대신 시원한 반바지를 입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남성 공무원들의 희망사항을 반영이라도 하듯 남성 공무원의 게시글은 조회수가 폭주했고, 남성공무원의 반바지 착용을 지지하는 여성 공무원들의 댓글도 많이 달렸다.
“남자직원들도 시원하게 반바지 입고 일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자직원인데 요새같이 더운 날에는 긴바지를 입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반바지를 허락하고 싶습니다.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라면 괜찮지 않을까요?”라고 여성 공무원들도 지지를 나타냈지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해도 눈치 보느라 못 입을 것 같다”며 행정조직의 고정관념을 경계하는 의견도 나왔다.
시는 여름철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재킷을 입지 않는 업무풍토가 자리 잡았지만 아직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 공무원은 한명도 없었다.
반면 반바지 착용을 꺼리는 남성 공무원들도 있다.
“반바지 착용은 개인 취향에 맡겨야 할 것 같다”, “공무원은 반듯한 복장을 착용하고 민원인을 대하는 것이 올바르다 생각한다.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시는 반바지 착용 허용 여부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직원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제는 예전처럼 반바지 착용에 대해 윗사람들 눈치 볼 필요가 없다”며 “반바지 착용에 대해서는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