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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다뉴브강의 비극

다뉴브강은 볼가강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 긴 강이다. 길이 2천858㎞. 유역 넓이만 81만6951㎢. 독일 알프스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유고 불가리아를 적신 뒤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의 황금삼각주를 껴안으며 흑해로 흘러든다. 이름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도나우로 불리지만 나라별로 이름이 제각각이다. 체코어로 두나이, 헝가리어로 두나, 세르비아어·불가리아어로 두나브, 루마니아어로 두너레아…. 모두 라틴어 두나비우스에서 유래했다. 국제적으론 영어 이름 다뉴브로 통칭된다.

이런 다뉴브강은 오랫동안 동서 유럽을 잇는 문화의 젖줄이자 교역의 대동맥이었다. 그런가 하면 훈족과 이슬람, 몽골, 오스만 튀르크의 침략으로 ‘붉은 강’이 된 때도 있었다. 세계 1, 2차 대전의 참상과 공산화의 격랑, 발칸반도의 비극까지 지켜봤다. 하지만 이 강은 ‘왈츠의 왕’을 낳은 ‘아름답고 푸른’ 강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다. “나, 괴로움에 허덕이는 그대를 보았노라/ 나, 젊고도 향기로운 그대를 보았노라/ 마치 광맥에서 빛을 발하는 황금과도 같이/ 거기에 진실은 자란다. 도나우 강가에/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가에” 라는 시에 매료돼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1867년 작곡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덕분이다. 이 곡은 오스트리아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날 잊지 마세요’라는 물망초의 꽃말이전해지는 강이기도 하다.

이런 다뉴브강이 지난 2013년 5월 열흘간의 폭우로 500년 만에 최고수위를 기록했고 일부지역에선 범람해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헝가리에선 700㎞ 이상의 강변에 임시제방을 쌓느라 죄수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특히 이 지역 국가들이 매년 기리는 ‘다뉴브강의 날’(6월29일) 축제를 앞두고 닥친 재난이어서 슬픔은 더욱 컸다. 어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다뉴브강 비보가 다시 전해졌다. 이번엔 유람선 침몰로 많은 한국인이 숨지거나 실종됐다는 것이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라는 음악으로 가슴을 적시고 추억을 만들려다 축제를 앞둔 ‘모든 강의 여왕’이라는 다뉴브강 심술에 희생된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