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이빙 역사상 가장 주목받은 나흘이었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전반부 흥행을 책임진 다이빙이 20일 모든 일정을 마쳤다.
다이빙에 걸린 금메달 13개 중 12개는 중국의 차지였다.
그러나 다이빙의 변방에 있던 한국 선수들도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역대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을 거두며 화려하게 도약했다.
예선을 치르는 10종목 중 8종목에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예상하지 못했던 메달도 손에 넣었다.
김수지(21·울산시청)는 개막 이틀째인 13일 광주광역시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5차 시기 합계 257.20점을 받아 3위를 차지했다.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다이빙이 처음 따낸 메달이다.
김수지가 동메달을 따기 전, 한국 다이빙 전체 사상 최고 성적은 2009년 이탈리아 로마 대회 때 권경민·조관훈이 남자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 결승에서 달성한 6위였다.
김수지는 한국 다이빙의 세계선수권 최고 순위를 ‘3위’로 바꿔놨다.
김수지가 몰고 온 바람을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이 돌풍으로 키웠다.
우하람은 남자 1m 스프링보드, 3m 스프링보드 개인전에서 4위, 10m 플랫폼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우하람은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종목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도 따냈다.
우하람은 김영남(23·국민체육진흥공단)과 짝을 이룬 싱크로나이즈드 종목에서도 3m 스프링보드(10위)와 10m 플랫폼(6위)에서 결승 무대에 올랐다.
특히 15일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 결승에서는 우하람-김영남 조의 역대 최고 성적이자 한국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최고 타이인 6위에 올랐다.
여자부 싱크로나이즈드 경기에서도 낭보가 이어졌다.
조은비(24·인천시청)와 문나윤(22·제주도청)은 여자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에서 10위를 차지했다.
조은비는 김수지와 호흡을 맞춘 3m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에서는 이 종목 한국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결승에 진출했다.
2015년 카잔 대회에서 한국 다이빙은 예선을 치르는 종목 중 남녀 1m 스프링보드(남자 우하람 9위, 여자 김수지 8위), 남자 3m 스프링보드(우하람 7위), 남녀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우하람-김영남 7위, 김수지-김은지 12위) 등 5개 종목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남자 1m 스프링보드(김영남 12위), 남자 10m 플랫폼(우하람 10위), 남자 3m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우하람-김영남 8위), 남자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우하람-김영남 7위) 등 4종목에서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다이빙은 질적, 양적으로 크게 향상했다. 빛고을 광주에서 발견한 희망을 전국, 아시아, 세계로 확대하는 게 다음 과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