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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豫算)’은 영어로 버젯(budget)이라 부르는데 그 어원은 돈주머니라는 고대 프랑스 말 bougette(가죽여행가방)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또 영국에서는 과거부터 재무장관이 의회에서 재정에 관한 설명을 할 때에 서류를 넣어가지고 가는 가방을 budget라 했다. 그리고 재무관련 서류를 넣은 ‘가방을 열다’라는 opening the budget는 재정연설을 뜻했다. 이런 어원이 변해 budget는 가방 속에 들어 있는 서류(書類), 즉 오늘날의 예산을 의미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 근대적인 예산제도가 도입된 것은 1895년 회계법이 제정되면서 부터다. 이같은 회계법에는 총칙·예산·수입·지출·결산·출납관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조세를 새로 신설하거나 세율을 변경할 경우 반드시 법률에 근거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의 세입세출은 매년 예산을 정하여 다루되, 정부의 회계연도는 매년 정월 1일에 시작하여 그 해 12월 말일까지로 하고, 세입세출의 출납에 관한 사무는 다음해 5월 말일까지 완결하도록 한다’로 되어있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를 근거로 편성된 1896년의 ‘건양원년예산서’에 따르면 당시 세입총액은 480만 9천410원(元)이고 세출총액은 631만 6831원의 예산규모였다고 한다. 그후 해방을 맞은 1945년에는 31억 1천710만 원으로 증가했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1960년도에는 약 419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당시 국민총생산이 2천449억 원이었으니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에 달한 셈이다.

어제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내년 예산이 513조원으로 편성됐다고 한다. 나라살림이 얼마나 늘었는지 상상이 안간다. 하지만 커진 규모에 비해 ‘우려’ 또한 깊다. 482조원이라는 수입을 초과하는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나라 빚을 한꺼번에 26조4천억원이나 져야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국가채무도 내년 800조원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라고 한다.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편성됐다는 ‘초수퍼 예산’ 국민들의 팍팍한 살림살이에 보탬이 됐으면 좋으련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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