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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역지사지(易地思之)

역지사지. 맹자의 ‘이루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말이다. 내용은 이렇다. 우(禹)는 중국 하(夏)나라의 시조로 치수(治水)에 성공한 인물이다. 후직(后稷)은 중국에서 농업의 신으로 숭배되는 인물이다. 맹자는 이들을 논하면서 “우 임금은 천하에 물에 빠지는 이가 있으면 자기가 치수를 잘못해서 그가 물에 빠졌다고 생각했고, 후직은 천하에 굶주리는 자가 있으면 자기의 잘못으로 그가 굶주린다고 생각해서 백성 구제를 급하게 여겼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생각한다’는 뜻의 ‘인익기익(人溺己溺)’, ‘인기기기(人飢己飢)’라는 말이 나왔다. 맹자는 그와 유사한 표현으로 역지즉개연( 입장을 바꾸면 다 그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이 표현이 역지사지의 유래 라는것.

잘 알려진것과 같이 역지사지는 다른사람의 처지에서 생각 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쓴다. 하지만 의미대로 실천에 옮기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어떤일이든 자기에게 이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맹자는 일찌기 “남을 예우해도 답례가 없으면 자기의 공경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남을 사랑해도 친해지지 않으면 자기의 인자함을 돌아보고,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기의 지혜를 돌아보라”고 아울러 설파했다. ‘너와 나’의 구분이 선명하고 집단간 생각의 차이가 뚜렸한 요즘이어서 자기 중심의 시각이 아니라 상대의 시각에서 헤아려 보라는 울림이 매우 크게 다가온다.

이처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 자신이 속한 집단이 아닌 다른 집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은 상대에 대한 편견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집단 간 갈등의 피해는 결국 경쟁을 벌인 당사자들에게 돌아올수 밖에 없다. 미래를 위해 서도 바람직 하지 않다. 집단에 속하지 않은 선의의 피해를 막기위해서도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한다면 집단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더욱 깊어진 작금의 대한민국을 보며 다시한번 역지사지를 떠 올려본다./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