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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프랑스 클레르몽페랑 개인전을 끝내고

 

파리에서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개인전을 위해 베르시역에서 클레르몽페랑으로 가는 4시간의 기차밖 풍경은 한없는 평원 이었다.

프랑스 오베르뉴 지역의 행정도시인 클레르몽페랑은 1차 십자군원정 출정을 선포한 유서 깊은 도시로 대학들이 많은 교육 도시이다. 또한 우리에게는 타이어로 알려진 미슐랭과 프랑스 최고의 명품 에르메스 공장이 있는 산업과 럭비와 영화제, 음악제를 여는 문화와 관광이 공존 하는 도시이다.

개인전 장소인 메르큐리호텔이 클레르몽페랑에 중심 죠드광장에 있는 관계로 걸어서 도시 전체를 다녔다. 도시 제일 높은 언덕에 있는 검은 화산석으로 지어진 고딕양식의 페라몬트성당은 프랑스대혁명의 영향을 받지 않은 도시의 역사처럼 고색 창연하고 원형을 간직했다.

특히 골목길 엔틱샵과 화산석을 파는 보석샵는 파리에서는 볼 수없는 순수함을 지녔다.

프랑스인 특유의 관용적인 태도를 지닌 호텔 사장 기욤의 배려 덕분으로 전시 공간에 맞게 작품도 아름답게 걸렸고, 행궁재갤러리 아트샵 문화상품도 한쪽에 멋지게 배치했다.

무거운 가방에 대한 보상처럼, 오픈날 처음보는 한국문화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한국인의 얼굴이지만 프랑스말만 하는 워크샵에 참가 했던 한국 입양아 엄마가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프랑스엄마에게 보이던 자랑스런 표정은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다.

오픈날 호텔측이 준비한 서포라이즈 파티에는 프랑스식 한국전과 테코레이션된 김밥과 불고기덮밥은 초대 손님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올리브가 들어간 호박죽은 마치 한국과 프랑스 문화를 합하는 전시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전시 제목인 코리안블루프로젝트(KOREAN BLUE PROJECT) 작업과정을 한국전통염색과 한국전통바느질로 시연하는 동안 맨앞에 서서 반짝이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던 소년과 소녀들의 눈빛은 감동을 자아내며 한국문화의 미래를 보는 것같아 무척 신나게 했다.

클레르몽페랑에서 처음 펼쳐진 한국섬유문화는 세계인이 머무는 호텔처럼 독일에서 공연 온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크리스티안 자카리아스(Christian Zacharias)가 필라텔피아로 공연 간다면서 작품을 곡 가져가고 싶어해, 호텔 규정을 어기면서 전시는 12월20일까지인데 작품을 건네줬다. 그 소식을 듣고 한국의 깊고 푸른 바다와 회청색의 하늘을 표현한 작품속에서 그는 자기 음악과 비슷한 맑고 섬세한 피아노 선율을 읽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생수의 고장인 볼빅 섬유작가들과 프랑스인이 대부분인 한글학교와 400년 전통의 세인트마리 고등학교의 워크샵은 좋은 반응을 일으켜 계속해서 박선영 한글학교 교장선생님이 진행해 가기로 했다. 특히 한국전통 누빔을 응용한 호박브롯치는 이쁘고 만들기가 쉬워서 현지에서 한국섬유문화를 전파하는 좋은 메신저가 될 것 같다.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간 눈에 쌓인 뷔드돔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많은 산맥이 서로 연결된 분화구로 장엄한 경치를 보여주고, 로마시대에 세워진 머큐리신전은 화산암으로 지어진 모습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많은 미술관과 갤러리를 도시에 품고 있고, 트램이 다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클레르몽페랑에서의 감동은 모로코 사막의 여인들의 작품 오프닝에 초대한 시립미술관의 태도 이다. 한국을 알고자 한 그들의 열린 마음이 전달됐다.

한국문화를 알리고자 준비한 클레르몽페랑 한글학교의 초대 준비는 무엇보다도 800억을 들여 새롭게 개관한 파리 한국문화원의 유럽 한국문화 중심기지를 발표와 더불어 이제 한국은 K-pop를 넘어 k-culture로 가는 길임을 느꼈다.

한국에 돌아와서 클레르몽페랑 신문과 잡지에 전시와 워크샵이 보도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오랫동안 준비하고 떠난 긴여정의 보람이 가슴속에 잔잔히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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