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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의 시대, 사회적 경제] 숲의 소중함, 산림의 사회적 가치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으로 7대 영양소로 알려진 피토케미컬(phytochemical)이 주목받고 있다. 이 성분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면역력을 강화하고 세포손상을 억제하는 항암 항산화 역할을 하여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사람이나 동물에서는 생성되지 않고, 오직 자연 식물에서만 생성되는데, 바람, 온도변화, 해충 등 주변 환경을 견디며 자라는 과정에서 생성된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피토케미컬을 함유하고 있는 버섯, 약초, 산열매 등 임산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숲은 귀한 보물을 품고 있는 창고다.

 

『물은 상품이 아니다』의 저자 리카르도 페트렐라(Petrella, 1996)는, “숲은 인간에게 필요한 물과 공기와 흙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공공재의 성격을 넘는 생명재 vital goods다”라고 하였다. 또한 2002년 민간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규정된 산림헌장도 “숲은 모든 생명을 숨 쉬게 하는 삶의 에너지원이며,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기름진 흙이 숲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모든 생명의 활력은 아름다운 숲에서 비롯된다.”라고 숲의 소중한 가치를 선언하고 있다. 모든 대자연이 숲에서 비롯되니 숲은 인류에게 지극히 소중한 존재다.

 

하지만 18세기 이후 과도한 산업경쟁은 지구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자원 한 방울까지 짜내려 하고 있다. 농업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분별없이 숲을 개간해 왔으며, 산림의 고갈로 지구는 끙끙대며 몰살을 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무분별한 개발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생명도, 인간의 전통적인 공동체 사회도 파괴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산림 60%가 황폐화된 시기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만에 산림녹화에 성공하며,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20세기의 기적을 일구었다. 치열한 국가 간의 경쟁 속에서 잘 보존된 우리의 산림은 희망이다. 과거의 정책이 숲을 잘 보호하고 간수하여 후세에 남긴 것이라면, 이제는 숲을 잘 활용하면서 지속가능한 산림 생태계로 유지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림의 관리와 활용에 대한 새로운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숲은 공공재이며 공동자원이다. 2009년 노벨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은 다양한 지역별 사례를 통해 공동자원의 공동체적 관리가 매우 효율적임을 입증하였다. 그 운영원칙으로 ‘다중심지배구조 (Polycentric governance)’라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였다.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섹터 방식이다. 숲이나 산림은 물리적 한계로 인해 지역 커뮤니티와 가깝게 공존하고 있다. 지역에 뿌리를 둔 지역공동체 또는 협동공동체가 공동자원의 운영과 관리에 있어 충분한 대안일 수 있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세계화 물결과 함께 지독한 상업주의는 광범위한 민영화를 부추긴다. 게다가 생산 극대화를 목표로 무차별하게 농약사용도 늘린다. 환경을 파괴하고 인류를 위협하며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가로 막는다. 오스트롬은 여러 사례를 통하여 어떻게 공공재가 지속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사회규범과 제도적 조율을 통하여 지역의 주체들이 자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지역공동체가 관리하고 운영할 때만이 공공재의 지속성이 보장될 수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공공재는 사회가 소유하고, 공향共享적으로 모두가 누려야 한다. 중요한 요인이 공동체의 역량임은 두말할 것 없다.

 

숲은 ‘협동과 연대’라는 무언無言의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다. 산 위에 오백년 고목나무 한 그루만으로 아름다운 숲을 만들 수 없다. 아름다운 숲은 나무들이 어우러진 숲이다. 아름다운 사회는 공동체가 훌륭히 발달한 사회이다. 나무가 강풍에도 끄떡없는 이유는 서로의 뿌리를 섞고 있기 때문이다. 유대감이 강한 사회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숲이 아무리 좋다 한들 모두가 산으로 들어가 살 수 없다. 우리가 숲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공동체를 위한 공동체에 의한 방식으로 숲을 잘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아름답고 건강한 미래사회를 기대해볼 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