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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서비스와 낮은 가격으로 농민들 마음 사로잡은 '순돌이 드론'

[人SIGHT 코로나19, 희망은 있다]
중국산 가득한 드론 시장의 토종기업
낮은 가격으로 드론 대중화 꿈꿔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군사용 목적이던 드론이 최근 소방, 고공 촬영 등 활동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는 2026년 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국내 시장은 중국산 드론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서 ‘순돌이 드론’은 농업용 드론, 교육용 드론, 군사형 드론 등 특수목적용 드론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우리나라의 토종기업이다. 드론의 가격을 낮추는 한편 친절하고 꼼꼼한 유지 및 관리로 드론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조순식 ‘순돌이 드론’ 대표를 만났다.

 

Q. 중국 기업 제품이 대다수인 드론 시장에서 ‘순돌이 드론’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2011년 중국 한 항공회사에서 수석 엔지니어와 교관을 맡아 무인기 기술을 교육했다. 교육 도중 녹차 밭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약을 치고 새순을 따는 모습을 보면서, 무인기 기술을 농업에 적용시킬 수 없을까 고민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무인기는 체계적으로 순서를 밟아야 했는데, 중국의 드론 기업 DJI가 누구나 간단하게 배워 조작할 수 있는 항공 촬영용 드론을 만들었다. 드론이 점차 보급되고 가격도 예전보다 저렴해지면서 농업용 드론 시장이 열렸다.

 

처음 농업용 드론이 국내에 보급될 때만 하더라도 일반 농민들은 접근이 쉽지 않았다. 7000만원에 육박하는 드론을 사면 트랙터를 끼워주던 시절이었다. 조 대표는 대중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격을 낮추는 동시에, 대체로 농민들의 연령대가 높은 만큼 조작 및 관리가 쉬워야 한다고 판단했다.

 

Q. 드론이라고 하면 가격대가 높고 관리하기 어려운 기계라는 인식이 강하다.

매년 드론 가격을 반토막 냈더니 고가의 장비를 파는 타 기업들이 경쟁의식을 가지더라. 부품 업체에게 팔지 말라는 곳도 있었다.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이 드론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그 도움을 받아 직접 부품을 수입하면서 가격을 또 내렸다. 농업용 드론뿐만 아니라 교육용 드론도 가격을 크게 낮췄다.

드론이 워낙 고가 장비다 보니 이래저래 선택 사양도 많고 사용 가능한 주기도 의외로 짧다. 농가에선 벤츠가 아닌 화물차가 필요한데, 벤츠가 들어가니 고장이 나는 거지(웃음). 복잡한 기능은 다 빼고 효율적이고 간단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작업 비용이 줄어 가격대를 낮췄다.

 

‘순돌이 드론’이라는 친근한 업체명은 한때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농민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기 위한 조 대표의 설계였다. 50대 이상이 대부분인 농민들에게는 접근하기 쉽고, 어려울 때 연락하면 바로 달려와 주는 동네 이웃 ’순돌이‘ 같은 드론이 필요했다.

 

Q. 아무리 간단하게 만들어도 농민들이 실제 조작이나 유지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나.

 

수입 제품의 성능이 우리보다 더 좋을 수는 있다. 하지만 드론 조작 방법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새벽에도 드론 조작 방법을 모르겠다고 전화가 온다. 전화가 안 되면 영상통화나 원격조종을 통해서라도 바로 A/S를 해드린다.

농사는 타이밍인 만큼 실제 사용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케어 해드리는 게 중요하다. 바로 약을 뿌리지 않으면 순식간에 병충해로 초토화가 된다. 수입 업체들이 많이 생기면서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이런 내 진심을 고객들도 다 알아주더라(웃음).

 

 

Q.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가 부족해지면서 농가의 인력 부족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농업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필리핀에 농업용 드론을 수출하면서 동남아시아도 농가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도시로, 타국으로 청년들이 돈을 벌기 위해 나가면서 농촌에 사람이 줄어들게 됐다. 필리핀 정부도 농업 보조금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한다.

농가에서 제일 힘든 게 작초와 농약 살포인데, 드론을 사용하면 일손도 덜 들고 직접 뿌리면서 농약에 노출될 위험성도 줄어든다. 부농·대농뿐만 아니라 소농들도 농업용 드론을 사용하면서 필수 농기계가 되어가고 있다. 농약 살포 외에도 씨앗, 비료, 물을 뿌리는 등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코로나19로 수출입이 불안정해지면서 식량 안보가 여느 때보다 중요한 요즘, 조 대표는 농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4차 산업도 중요하지만 결국 1차 산업인 농업이 무너지면 모든 산업이 함께 주저앉는다는 것이다.

 

Q. 최근 수원시에서 순돌이 드론을 활용해 코로나19 방역을 시도했다. 농업용 드론의 또다른 가능성이 엿보였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방역에 대한 이슈가 많았다. 수원시에서 드론을 활용해 소독약을 뿌리는 등 방역을 실시했고, 한강 주변의 벌레 방역에 드론을 활용한 적도 있다. 해외에서는 인도에서 방역을 위해 농업용 드론을 수입하겠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농업용 드론에 새로운 군사용 드론 기술을 접목하기도 한다. 5G 통신망, AI, 빅데이터를 접목한 ‘스마트팜’ 드론이다. 인공지능이 온도와 시기, 상황에 맞춰 때가 되면 농약을 뿌리고 이게 데이터로 쌓여 농약 이력관리가 된다.

 

Q. 앞으로 ‘순돌이드론’이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드론이 우리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대중화시키고 싶다. 아직까지 중국산 드론이 시장 1위긴 하지만, 우리만의 기술로 해외에 나가게 된다면 우리가 딱히 뒤떨어지지 않는다. 후배들이 일할 곳이 없어서 해외로 나가고 있는데, 그러지 않도록 국내 드론 시장이 더 많이 발전했으면 한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