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언론사에 집행한 광고 등의 홍보비가 회장 연임 시기 등에 맞춰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남양주을·사진)이 4대 금융지주사로부터 제출받은 ‘4대 금융지주사의 홍보비 지출 현황’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3년간(2017~2019) 약 5200억원을 홍보비로 사용했다.
해당기간에 홍보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총 1433억원을 지출한 KB금융이었다. 이어 ▲신한금융 1307억원 ▲하나금융 1288억원 ▲우리금융 1171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기업의 홍보비는 회장 연임시기 등에 맞춰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2019년 홍보비가 급증했다. 우리금융은 2018년 350억원보다 139억원(39.5%)이 증가한 489억원을 썼다. 신한금융도 2018년 415억원보다 145억원(34.9%) 증가한 560억원을 집행했다.
2019년은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의 회장 연임이 다음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되는 시기였다. 이후 손태승 회장과 조용병 회장은 2020년 3월 각각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다른 금융지주사 역시 회장 연임을 앞두고 홍보비가 증가하고 있었다. KB금융은 2017년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많은 397억원을 집행했다. 전년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윤종규 KB금융회장은 그 해 11월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 그룹도 2018년 3월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앞두고 2017년 371억원, 2018년 424억원의 홍보비를 집행했다.
김한정 의원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직전에 재임 시 성과 관련 기사가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DLF 제재 이후에는 금감원의 비난성 기사가 집중되는 것은 우연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지주회장의 ‘회전문 인사’, ‘셀프 연임’ 등 1인 지배체제가 공고화되면서 금융의 사유화가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지주사의 언론 홍보비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금융지주 체제의 전면적인 점검과 그 결과를 토대로 금융지주회사 법규, 내규 등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이화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