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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작가를 닮아 있는 작품들을 보는 게 행복해요"

[백스테이지 인터뷰]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팀 최보경 매니저
아트경기, 사업의 기획부터 수행, 마무리까지 전체적인 방향 제시
"생기 가득 넘치는 역동적인 미술 전시 기획하고 싶어"

화려한 조명아래 무대와 전시장을 수놓는 배우, 작가들이 있다면 무대 뒤에는 이들을 빛내주기 위해 고생하는 조력자가 있다. 본보는 ‘백스테이지’라는 제목으로 묵묵히 일하는 무대 뒤 숨은 일꾼들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백스테이지’의 다섯 번째 주인공은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팀 최보경 매니저다. 사실 이번에 인터뷰이로 그녀를 선택하게 된 건 선배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인터뷰이를 찾던 중에 선배로부터 올 여름 한 전시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재단 직원에 관한 얘기를 듣게 됐다.

 

 

지난 7월 중순께 서울 플랫폼L에서 열린 퓨처데이즈의 XR ART 전시회를 보고 있는데 어떤 여성이 선배와 함께 있던 기획자에게 달려와서는 경기문화재단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것저것 열심히도 묻더라는 것이다. 그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았단다.

 

열정적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눈에 띄었던 것인지, 그저 우연이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이 에피소드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은 인터뷰로 이어졌다. 

 

 

그는 재단에서 ‘아트경기 2020’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고 있었다. 인터뷰는 미술장터, ‘온택트 아트경기’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디자인 1978에서 이뤄졌다. 

 

전시 작품을 둘러보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자는 말에 그녀는 맡은 일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들은 게 있어 그런지 이마저도 일에 대한 열정으로 보였다.


“아트경기는 미술품의 유통 활성화를 위한 사업 중 하나로 2016년에 시작한 경기도 사업입니다. 지난해부터는 재단에서 맡아 운영하고 있어요. 저는 올해 참여해 사업의 기획부터 수행, 마무리까지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성격과 취지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아트경기를 담당할 전문 인력 채용 공고에 고민없이 지원했다는 최 매니저다. 


그가 설명한 아트경기는 경기도 조례에 따라 운영되는 것으로 예술인의 미술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미술시장의 기반을 구축함과 동시에 미술품 전문 사업자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로써 예술인의 창작활동 환경을 조성하고 도민이 문화예술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세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는 60명의 작가와 6곳의 협력사를 선정해 이들과 함께 미술장터와 팝업갤러리, 해외 전시 및 판매 등 다양한 방식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참여 작가는 공모를 통해 심의위원회에서 선정하는데 이번에는 290명 정도가 지원해 특히나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그만큼 아트경기가 성장한 게 아닐까 해요. 지난해보다 작품의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평을 듣기도 했고요.”


그는 아트경기에 대해 정해진 예산 안에서 일회성으로 예술가를 지원하는 다른 프로젝트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가만 선정해 지원하는 게 아니라, 협력사업자로 유통전문사업자도 같이 선정해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는 얘기다. 

 

 

“경험이 풍부한 협력사와의 공동 기획으로 아트경기의 정체성이 더욱 분명해지고, 작가 역시 협력사들과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어 그들의 장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녀는 미술계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다른 전시장을 자주 찾는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가와 장르를 파악해 전체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아트경기 사업에 녹여내기 위해서다. 

 

특히 시간이 날때마다 작가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녀는 "작가는 그림을 닮아 있더라. 그들의 삶이 녹아든 작품을 보면서, 또 작품 안에서 작가들의 삶이 느껴질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서두에 소개한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열심히 전시장을 돌면서 작가들과 전시 기획자들을 만나는 과정이었겠구나 하고 말이다. 

 

 

최 매니저는 생기가 가득 넘치는 역동적인 미술 전시를 기획하고 싶어한다. 


“화이트큐브에서 벗어난 전시를 직접 기획하고 싶어요. 미술작품이 박물관의 유물처럼 사방이 꽉 막힌 공간에 갇혀 있는 걸 보면 시간이 더 필요한 건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작품이 밖으로 나가 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모두가 작품에 대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모습을 상상해요.”

 

이런 그의 생각은 아트경기의 밝은 분위기로 이어졌다. 대중적 요소를 갖춘 전시로 누구나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협력사와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그 내용을 사업에 반영하고 있다. 


그녀는 아트경기를 함께 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판매됐을 때는 당연하고, 개인이나 단체와 연결돼 다른 전시로 이어질 때 사업 담당자로서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만일 저희가 없었다면 그 관계가 시작됐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작가의 성장에 도움이 될 관계가 형성되고, 그들 간 연결이 지속될 수 있다면 그것도 아트경기의 또 다른 성공이라고 봅니다.”


다각적으로 사업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웃음짓는 그의 말에 왠지 기대감이 생긴 건 인터뷰 내내 일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문득 떠오른 한 가지, 누구나 경험해봤을 '열정이 넘치던 한때'다. 

 

그 시기를 누구보다 충실히 그려나가고 있는 그녀를 응원하며 아트경기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기대를 걸어본다.

 

[ 경기신문 =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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