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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빵집서 삼미제빵소까지… 여성·청년들과 지역경제 함께 일궈

[人SIGHT 코로나19, 희망은 있다] 장예원 ㈜일공일오컴퍼니 대표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고용불안·세대간 격차 등 사회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들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어디선가 진행 중이다.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하겠다며 시작된 ‘미나리빵집’은 미나리 효소를 활용한 독특한 건강빵이란 입소문과 함께 사회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인 기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 청년들, 전통시장 상인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역경제 부흥을 꿈꾸는 장예원 ㈜일공일오컴퍼니 대표를 만났다.

 

Q. 영동시장 청년몰에서도 ‘미나리빵집’의 인기가 높았는데, 원래 베이커리를 해왔나.

아이를 낳고 회사를 그만두면서 나 같은 경력단절 여성들과 뭔가를 만들고 싶었다. 홈베이킹조차 취미가 없었고 별다른 기술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빵’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배웠다. 처음엔 법인을 세우고 행궁동 카페 등에 치아바타와 바게트 등을 납품하다가, 매장 판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김나연 공동대표와 함께 ‘미나리빵집’을 냈다.

 

㈜일공일오컴퍼니의 뜻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하는 회사라는 의미다. 지금은 일반 기업과 근무시간이 비슷하지만, 지금도 원한다면 유연하게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미나리 효소를 넣은 빵이 독특해 여러 번 매스컴에도 소개됐다.

처음 법인을 만들었던 지동은 미나리밭이 많았던 땅이다. 본격적으로 제품개발하면서 미나리 효소를 넣어 반죽한 건강한 빵을 만들었는데 크게 반응을 얻었다. 비건, 키토산 등의 수요가 많다보니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이밖에 치아바타, 바게트 등을 청년몰 내 브라질 음식점,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행궁동의 유명 카페에 납품해오고 있다. 최근 체험활동을 진행하다보니 필요해서 케이크 시트를 따로 만들어 판매하게 됐는데, 돌봄교실이나 어린이집에서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Q. 사람들이 계속 찾게 만드는,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드는 비결이 뭔가.

우리는 정말 운이 좋았다. 부족한 실력을 극복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거나 여기저기 많이 찾아다녔는데, 좋은 기술자들을 많이 만났다. 저렴하게 기술을 전수해줄 뿐 아니라 대회에 나갈 일이 있으면 함께 열심히 개발해줬다.

서울 유명 제과점, 프랜차이즈를 두루 거쳤던 경력자지만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고용하기도 했다. 대부분 제과점은 새벽에 시작해 오전에 일이 끝나는 만큼 아이가 있는 여성이 일하기 어려웠다. 딱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만 일했는데, 같이 일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미나리빵집은 지역 인기상품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신세계백화점, 코엑스 푸드위크까지 진출했다. 장 대표는 “실력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면서 그가 만났던 전문가,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Q. 교동 일원은 과거 수원의 번화가였지만, 경기도청 이전을 앞두고 빠르게 슬럼화되고 있다.

우리가 입점한 건물이 1995년에 지어졌는데, 남문이 번성하던 시절에는 젊은이들의 중심지 였다. 한때 번영을 누렸지만 우리가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2층이 전부 공실이었다. 임대료는 높은데 유동인구가 적다보니 매장이 하나둘씩 빠져나가게 된 거다. 청년몰에 있던 카레집과 함께 함박스테이크전문점을 내거나 음식점들을 끌어들이면서 하나씩 채워가고 있다.

 

경력 단절 여성들의 근무 시간과 경영을 고려해 납품에 집중하고,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식품안전관리인증(해썹·HACCP)을 갖춘 공장이 필요해지며 지난 2월 미나리빵집 매장은 문을 닫았다.

교동으로 옮겨와 공장을 차렸지만 여전히 정 대표는 청년들과 만나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삼미제빵소’에서 청년들을 만나 마을 특색에 맞는 빵을 개발하고, 청년 상인들과 함께 지역 부흥을 위해 프로젝트를 계속하고 있다.

 

Q. 침체된 지역상권을 청년 상인들의 힘으로 살려낼 수 있을까.

인천 개항로도 과거 도청이 이전하면서 거리가 폭삭 망했다가, ‘개항로 프로젝트’로 카페와 식당이 들어오면서 세련된 거리로 바뀌었다. 교동도 내년에 도청 이전 후 공동화, 침체현상이 있을 텐데 극복하고 싶다. 교동시장 상인들과 교류하면서 주변 청년상인들도 적극적으로 ‘꼬시고’ 있다(웃음). 여기도 전통시장이고, 창업하는 청년들에게 지원 혜택이 많으니까.

 

Q. 앞으로 ㈜일공일오컴퍼니의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어려운 시대에 가늘고 길게, 계속 청년 네트워크들과 함께 가려고 한다. 미나리빵집뿐만 아니라 삼미제빵소, 함우정처럼 여러 사람들과 새로운 브랜드들을 잘 만들고 싶다. 앞으로 외부에서 교동으로 유입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면서 더 다양한 일이 일어나는 걸 목표로 하겠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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