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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더 바랄게 없어요"

월요초대석-'숭의동 짬뽕 맛집' 삼일반점 맹경당씨 삼부자
항상 '손님 먼저' 정신으로 60년 전통 이어와

 

 “오늘도 부천에서 소문을 듣고 오신 손님들이 '잘 먹었다'며 웃으시는데, 앞으로도 변함 없는 맛으로 양껏 드실 수 있도록 대접하는게 바람입니다."

 

어느덧 60년 간 '삼일반점'이라는 이름을 걸고 중국음식을 만들어 낸 맹경당(84)·덕재(63)·번주(51) 삼부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지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아버지 맹씨가 20대 중반 지금의 숭의교회 인근에서 삼일반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중국음식점을 시작한 것은 순전히 가족과 함께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

 

맹씨는 자신의 가게를 찾아 오는 손님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음식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삼일반점이라는 이름에도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맹씨의 마음이 담겨 있다. '누구나 부르기 쉬운 이름'으로 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 차례 직접 말을 해보는 등 고심 끝에 결정한 것.

 

한 곳에서 35년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손님들을 맞다보니 점점 입소문을 탔고, 인근 뿐 아니라 인천 전역은 물론 경기도 일대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오는 발길이 점차 늘어났다. 덕분에 집안 형편도 나아져 5남매가 모두 대만에서 대학을 마칠 수 있었으며 결혼까지 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

 

어느덧 환갑을 넘어 일흔을 바라보던 68살 때,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맹씨는 주방을 나오기로 결심했다. 빈 자리는 석남동과 신기촌 등지에서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던 큰 아들 덕재씨가 이었고, 같은 시기 대만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막내 아들 번주씨는 홀 운영 및 배달 등을 맡았다.

 

아버지의 손 맛을 그대로 이어 받은 아들들 역시 한결 같은 맛으로 삼일반점의 명성을 이어 갔고 결국 '짬뽕'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얼마전 한 방송에서 숨은 고수를 소개하는 코너에 등장,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이들은 "우연히 방송에 나오면서 더욱 유명해진 것 같다"며 "방송 이후 손님들이 너무 많이 몰려 소홀하게 대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좀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라고 멋적은 표정을 지었다.

 

소위 '잘 나가는 맛집'이지만 말 못한 속사정 하나쯤은 있기 마련. 특히 가족끼리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생기는 갈등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덕재씨는 귀뜸한다.

 

그는 "주방과 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저와 막내동내 가족이다 보니 불만이 있는 부분을 바로 이야기하거나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가족이라는 든든함이 항상 마음 한켠에 있다보니 간혹 생기는 문제도 큰 어려움 없이  헤쳐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은 점이 훨씬 더 많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버지 경당씨도 그런 형제를 보면서 뿌듯하고 대견한 표정이다. 그는 "아들들이 너무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 좋다"면서 "앞으로 이런 저런 일이 생기겠지만 지금처럼만 우애있게 가게를 운영해 나간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막내 번주씨는 "대만에서 졸업한 뒤 사업도 하고 직장도 다녀봤지만 마음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면서 "17년 전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아버지 가게를 이어받게 됐는데 이제는 이 일이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감사히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 손님들이 찾아 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면서 "아버지가 건강하게 지켜봐 주시고 큰 형님도 든든하게 주방을 지켜주면 무엇을 더 바라겠냐"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윤용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