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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약] 2020년의 한의학

 

수도권에서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변화하였다.

 

아무래도 2020년은 코로나 19와 함께 마무리되려나 보다. 한의원 입구의 마스크안내문은 물론이고 몇 달전쯤 한의원에 설치한 안면인식체온계와 자동손소독기는 자연스럽게 한의원의 풍경이 되었다. 한명 한명을 치료할 때마다의 피부에 닿는 모든 것의 알콜소독, 대부분의 1회용화도 마찬가지다.

 

오셨던 분들을 제외하고 올해 최근에 내원하는 환자분들은 설진(혀에 나타나는 색과 모양등의 징후를 보는 진단법)을 꼭 해야 하거나 코와 입부근을 치료하는 경우가 아니고는 마스크를 벗지 않기에 얼굴을 잘 모르는 환자들도 꽤 된다. 망문문절로 얼굴의 이목구비를 관찰하기도 하는 한의사인 나에게는 꽤나 이례적인일이다.

 

이렇게 낯설음이 어느덧 익숙해진다. 종종 미열, 기침, 콧물등의 동반하여 양방병원을 방문하나 코로나 19의 진단여부검사를 위해 며칠을 불안해하다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고 내원하는 환자들를 종종 마주한다. 치료와 함께 바이러스로 인한 증상으로 설명되는 감기, 비염, 기관지염에서의 면역과 한약의 효용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효용을 이해한다.

 

아프리카의 풍토전염병이라도 말할 수 있을정도로 아프리카에서 많이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다만 키니네라는 치료제가 있다. 이 치료제는 오래전부터 잉카제국에서 해열제와 강장제로 사용되었고 또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의 치료제로 쓰였던 기나나무껍질에서 1820년 키니네를 분리하는데 성공 한 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인약이다. 이후 키니네는 풍토병이 두려워 아프리카에 진출하지 못했던 유럽이 아프리카의 여러나라를 나누어 식민지배를 할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중국의 투유유 교수는 한의서에 기록된 학질 처방 중 하나인 개사철쑥(한약재명 청호)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찾아낸 공로를 인정받아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2009년 전세계를 강타했던 신종플루의 치료제로 개발되었던 타미플루는 중국의 자생식물인한약재로도 쓰이는 팔각회향의 종자에서 추출된 물질이다.

 

중국의 중의학병원에서는 중의학(우리나라의 용어로는 한의학이다)과 서양의학을 혼용해서 환자를 치료한다. 사스에서부터 경험한 전염병에 대한 성과에 바탕하여 코로나 19 환자들에게 전통중의학약재를 처방했고 이 과정에서 사망에 이른 사람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우한에서도 중의학병원은 사망자가 없었다고 중국의 주목받는 지식인인 원톄진은 책 (오늘의 세계) 인터뷰에서 말한다. 우한에서의 치료를 진두지휘했던 중국의학계의 권위자 장보리원사는 베이징에서 열린 양회에서 우한에서의 82일간의 임상사례를 보고하며 중의학 치료를 통해 코로나 19환자의 병세를 악화시키지 않고 경증상태에서 치료 할 수 있음을 밝혔다.

 

올해 초 코로나 확진인구가 점점 늘고 있을 때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정부에게 코로나 19 감염증 확진환자의 한의약 치료 지침 마련을 위해 확진 환자에 대한 한의사의 직접 진찰과 함께 확진 및 의심환자에 대한 한의약 치료 병행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이 의료계의 반대로 거부당하자 보건복지부 ‘전화상담 및 처방 한시적 허용방안’에 근거해서 코로나 19 자가격리자에게 무료한약처방을 하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중의학을 전염병에 적극적으로 투입하여 성과를 얻는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도 치료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한의원에서 면역을 위해 한약치료가 필요함을 설명할 때 먹고 싶은데 부담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많이 안타까웠다. 그런 국민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자 2020년 중풍후유증 구안와사 생리통 세가지 병에 대해서 1년에 10일에 한해서 50%의 보험지원으로 한약의료보험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한 환자를 처방하는데 망문문절 진료시간이 짧게는 20-30분 길게는 1시간씩 걸리는 한의원 진료 특성상 수가 등 아쉬움이 있지만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많은 중풍, 구안와사 그리고 다양한 여성질환의 대표 증상인 생리통의 불편이 있다면 한약치료를 통해 면역에 도움을 받을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 생리통 한약치료에 면역이 무슨 연관인지 궁금한가? 그렇다면 그 지점이 증상을 억제시키는 서양의학과 오장육부의 에너지균형을 도와 스스로 치유를 돕는 한의학의 본질적인 차이, 동양과 서양의 사유가 충돌하는 바로 그 곳이다.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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