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은 좋은 말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하면 흥분하고 기대에 부풀게 된다.
연극계도 마찬가지다. 가능성 있는 배우의 출현은 관객에게나 연극계 종사자들에게나 설렘으로 다가온다.
최근 대학로에 나타난 고수민(35)씨는 대학로를 술렁이게 했다. 수려한 외모에 정확한 발음, 안정감 있는 연기...
그는 하루 아침에 대학로의 '신데렐라'가 됐다. 지난 3월 '관객모독'에서 홍일점으로 얼굴을 비치더니 4개월 만에 '불 좀 꺼 주세요'(이만희 원작. 최용훈 연출.동숭아트센터 소극장)의 주연을 꿰차고 나타났다.
"솔직히 말하면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극을 이끌어나가는 인물이긴 하지만 (인물의 성격이) 개성이 없고 밋밋해요. 한 마디로 순종적인 여인상이죠."
중년 남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불 좀...'에서 고씨는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안타까움을 마음 깊이 간직한 여자 정숙을 연기한다.
"정숙은 요즘 시대에 맞는 인물은 아니죠. '아줌마'라고 불리는 사람들과도 많이 다르고 솔로생활을 즐기는 요즘 여성들과도 차이가 많아요."
그래서 고씨는 어떻게 정숙을 연기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여인상을 요즘 관객의 입맛에 맞는 입체적인 인물로 재창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 6월 연극 '불어를 하세요'(머레이 쉬스갈 원작. 기국서 각색.연출)에 출연하기 전까지 그는 영국에 있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드라마 스튜디오 런던'(Drama Studio London)과 '센트럴 스쿨 오브 스피치 앤 드라마'(Central School of Speech & Drama)에서 연기와 화술을 공부했다.
"대학에서 발레를 전공했고 94년부터 극단 '민중'에 들어가 연극 '쿠데타' '누가 누구' 등 4개 작품을 했어요. 그러다가 연기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연극을 하면서 발성이나 호흡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가 영국에서 배워온 것을 무엇일까?
"연극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는 것, 그것이 영국에서 얻은 수확이죠. 영국은 전통연극부터 현대연극까지 다양한 연극적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요. 학교에서는 실기 위주의 교육을 받았고요. 영국에서 연극 연기에 대한 기본을 다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현장에서 하나하나 접목시켜 나가야죠."
고씨는 '불 좀...'를 통해 연출가 최용훈(41. 극단 작은 신화 대표)씨와 두 번째 만났다. 지난 95년 서울연극제 참가작 '쿠데타'에서 주인공과 연출가로 만난 이후 9년 만이다.
그는 "최용훈씨는 유연성 있고 감각적이고 배우의 입장을 존중하는 연출가"라며 "최씨와 작업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고씨는 "연극배우는 영화배우처럼 빨리 '떠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며 "결혼해서 아기 낳으면 모정이 깊게 배여 있는 그리스 비극 '메디아'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시간 화-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관람료 2만-2만5천원(사랑티켓 참가작). 팬서비스 기간(7월 30일-8월 6일) 1만4천-1만7천500원. ☎762-0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