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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약] 고통을 마주하기

 

 

가슴이 답답하고 속으로 열이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을 깊이 못자고 3,4시간마다 깬다. 검사상 우울과 불안 그리고 적대감을 보인다. 화병이기도 하다. 특히 오늘의 이 젊은 아가씨는 엄마와 마주할 때 심해진다. 자신의 증상은 엄하게 많이 때리면서 키운 폭력적인 엄마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도 여전히 엄마는 본인이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 쓸데없이 예민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여러 치료 들을 거치면서 엄마의 지나친 통제와 폭력이 원인일 수 있지만 엄마도 또 부모에게서 대대로 물려받은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대에서라도 이런 대물림을 끊으려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한의원에 내원하게 되었다. 가능할까?

 

심리상담의 한 분야에 가족치료라는 분야가 있다.

한 개인은 개인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고 그 환경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가족이다. 적절한 양육과정이 아닌 폭력적인 관계나 지나친 과보호 또는 방임 또는 방관 등 역기능적인 가족 체계는 다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것들이 고통을 초래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최근에는 뇌과학과 연관된 연구결과들과 결합되어 대물림과 체계론적 가족치료들이 설명되고 있다. 특히, 신경심리스키마 개념이 핵심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잘 구축된 신경연결망에 근거한 반응패턴을 말한다. 이 반응패턴은 크게 접근과 회피반응으로 요약된다. 한마디로 원하는 것, 욕망하는 것은 접근하고 욕망이 좌절되는 체험은 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신경심리스키마는 대물림된다.

 

아마, 당신이 혹은 내가 삶이 고통스럽다면 궁금한 것은 이것일 것이다. 고통을 덜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를 고통에 몰아넣는 인지도식 이 스키마, 이 참을수 없는 뇌의 흔적은 어찌해야 하는지 하는 질문들 말이다.

 

연구에 의하면 위에서 언급한 스키마가 활성화될 때 치료적 변화가 가능하다. 또한, 치료의 반응은 긍정적인 경험에 목표를 둘 때 그 효과가 크다. 회피하고 싶은 고통스러운 있는 그대로 충분히 경험하되 그것을 뛰어넘을 긍정적인 경험에 대한 기대 목표가 있을 때 신경심리스키마가 긍정적으로 재건설된다. 변하고 싶은 지점을 직면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정말 좋아지기 위해서는 좋아질 이유, 내가 성장하고 발전해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한 욕망이 필요하다.

 

치유의 과정은 또 다른 종류의 고통을 수반하기에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원하는 삶으로 가는 좋아지는 과정은 가족치료의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이러니컬하게도 고통을 기꺼이 마주하는데서 나온다. 그러기에 고통을 마주할 이유가 필요하다.

 

오래된 질문을 던져본다. 무엇을 원하는가? 답은 밖에 있지 않다. 상담자와 내담자가 되어 앉아 호흡을 고르고 명상을 시작해 본다. 그리고 기꺼이 나의 몸, 피부의 감각, 느낌들, 숨결, 들숨, 날숨과 함께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고통과 함께 하고 있는 나, 너 온 생명에 자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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