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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수의 월드뮤직기행] 혁명과 노래 5편 ‘혁명가가 된 시인, 체 게바라’

 

미얀마 참상 소식 하나가 종일 뒷덜미를 잡는다.

 

지난 14일, 미얀마 양곤의 시위 도중 한 남성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죽여도 좋다는 군부의 지령을 받은 경찰의 총탄이 계속 쏟아진다. 돌연 물러나는 시위대 속에서 한 여성이 뛰어나와 남성의 몸을 감싼다.

 

이십 대 청춘이었다. 양곤 의대 1학년이라는 남성도, 생면부지 남성을 위해 총탄을 뚫고 몸을 던진 여성도. 남성은 주검이 되어 돌아왔고 여성은 경찰에게 두들겨 맞으며 끌려가 소식이 없다. 어리고 여린 그들을 총탄 세례 앞에 서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질문에서 답을 얻는다. 어리고 여린 것이 힘이었을 것이다.

 

혁명가하면 만인을 이끄는 카리스마, 불굴의 정신 같은 것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세상에 이름 얻은 혁명가들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게 다는 아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 ,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민 때문에 젊은 날 괴로워하는 이야기가 많다. 시인의 마음과 닮았다. 실상 시인들 가운데 혁명전선에 섰던 이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 시인으로는 김남주, 박노해, 김지하가 떠오르고 나라 밖으로는 혁명대열에 동참하다 정치적 망명까지 해야 했던 칠레의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 스무 살 전후 시인을 꿈꿔 시인클럽에서 활약했다는 독일의 칼 막스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체 게바라!

 

시심이 혁명가를 만든 대표적 인물이 아닐까.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이 세계의 모순을 먼저 치료하리라’ 고 의학도에서 혁명가의 삶을 택한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혁명을 성공시킨 뒤 남미전역과 아프리카 혁명을 위해 다시 혁명가의 길을 떠났던 그는 볼리비아에서 생포돼 처형된다. 그의 나이 서른 아홉이었다.

 

사후 발견된 배낭 속에는 69편의 시가 들어있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게릴라 활동 중에 좋아했던 시인들의 시를 필사한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 세사르 바예호, 니콜라스 기옌, 레온 펠리페의 시들.

 

유품에서는 또 딸의 탄생을 기념해 지어준 시, 아내를 위해 시를 녹음한 테이프 등도 나왔다. 혁명가이면서 사랑하는 아내의 기다림, 여섯 아이에 대한 정 때문에 괴로워한 인간이었다. 그의 사후 쿠바 작곡가 카를로스 푸에블라가 노래를 만들어 헌정한다. 체 게바라 편지 속의 ‘승리의 그날 까지 영원히’란 글에 응답이라고 한다.

 

그대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았네/ 역사의 현장에서 배웠네/ 그대 용기가 불타오를 때/ 죽음도 막을 수 없었네/ 깊고 투명한 그대 모습이 점점 또렷이 남았네/ 우리의 사령관 체 게바라/ 영광스럽고 강한 그대 손이 역사를 향하면/ 산타클라라의 모든 이들이 그대를 보기 위해 깨어나네 ......우리는 뒤따라 가리/ 그대가 함께 그랬듯이 / 피델과 함께 그대에게 외치네 /그대는 영원한 우리의 사령관

 

가사는 장중하지만 멜로디는 너무 아름답다.

베네수엘라 저항 가수 솔레다드 브라보(Soledad Bravo)의 목소리로 들어보기 권한다.

(인터넷창에서 www.월드뮤직.com을 치면 소개된 음악을 유튜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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