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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이 일으킨 또 다른 방식의 세계대전

 

 

지난 13일 오전, 일본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발전소 부지 내 탱크에 저장해오던 다량의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각료회의에서 최종확정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과 유엔도 유감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자국내에서의 ‘퍼블릭 코멘트’라는 의견공모에서 조차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면 전 세계인을 피폭자로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거세게 비난하며 70%가 바다 방류를 반대 하였지만 이러한 모두의 우려섞인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한 독선적 판단임이 분명하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명백한 전범국가이다. 본인들의 군국주의 야망에 사로잡혀 전 세계, 특히 동아시아 국가에 수많은 인명과 재산의 손실을 일으켜 전 세계를 불행의 그늘로 몰아넣은 것이 고작 70여 년 전이다. 전범국으로 본인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며 국제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찾아 본인들의 과오를 씻어내야 함에도 이번에 일본은 또다시 타 국가에 위해를 가하는 이른바 ‘또 다른 방식의 세계대전’으로 주변국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전범국가는 어떠한 태도인가? 1970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바르샤바의 전쟁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무릎을 꿇은 장면은 독일의 2차 세계대전에 대한 국가적 반성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2015년 5월 나치 집단수용소를 방문해 헌화했고, 2016년 1월 홀로코스트 생존자 미술 전시회에선 "수백만 명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국가의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하며 과거를 반성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진심을 담은 사과를 이어오며 국제사회에서 독일의 국가적 책임을 강조했다. 독일은 줄기찬 반성과 사죄를, 그것도 국가 최고지도자들이 앞장서서 해 온 것이다. 그렇기에 독일에서 나치(Nazi)는 말 그대로 반성과 사죄를 해야 할 역사이며 금기(Taboo)이다.

 

하지만 일본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에 대한 발언만 보더라도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등 전쟁 범죄에 대한 부인, 독도와 교과서 왜곡 등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이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우리정부에게 2019년 8월 일본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수출우대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15분만에 신속히 처리했다. 일본은 애써 부인하고 있지만, 수출규제 조치가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불만에서 촉발된 보복 조치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다가 아베신조 전 총리는 오히려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한 앞으로도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당당한 대도로 일관했다. 본국의 역사를 왜곡하고 반성의 기미 없이 아직도 욱일기를 들고 국가행사에 나타나는 무리들에게 어떠한 제제도 가하지 않는다는 것만 보아도 독일과 다른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태도가 보이는 것이다.

 

일본은 오히려 이러한 태도를 본국의 정치에 이용하며 표심을 모으고 극우주의를 정권을 이어가기위한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본의 이러한 막무가내식 국가경영태도는 자국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얼마 전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에 디지털·환경·젠더·인권 등 다방면에서 일본이 선진국이라 불리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고 탄식하며 “일본이 후진국으로 전락했다”는 도발적 칼럼이 실렸다. 칼럼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를 꼽고 있지만 그중에서 필자의 눈길을 끄는 것은 “기업도 정부도 눈앞의 이익만 좇는 안이한 ‘이노베이션(혁신)’에만 치중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본원적 ‘인벤션(발명)’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대목이었다. 이에 대해 칼럼에서는 일본이 이렇게 된 배경으로 정치와 행정의 문제를 얘기하며 일본의 거버넌스(통치체제) 자체가 문제라면서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과학적 정신과 인도주의에 입각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자본주의를 다시 단련하지 않는 한 선진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의 전환에는 적극적이지만 미얀마의 인권문제에는 소극적이며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아무렇지 않게 방류하는 일본의 인식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당당한 태도로 일관하는 일본은 환경, 인권에 있어서 자국의 칼럼에서도 지적하듯 더 이상 선진국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아직도 군국주의의 망령에 사로잡혀 ‘또 다른 방식의 세계대전’을 하고 있는 과거의 전범국가가 아니라 준비된 전범국임을 일본은 진심으로 알아야 한다.

 

“Noblesse Oblige” 선진국에는 꼭 지켜야할 도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