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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뉴스 생활] 잔여백신 접종 후기

 

“이상반응 없는지 대기하셨다가 안내사항 받고 가시면 됩니다.”

 

잔여백신 당일예약에 성공했다. 스마트폰 앱에서 잔여백신 조회와 당일예약을 반복했는데 드디어 잡았다. 얀센이냐 아스트라제네카냐 가릴 여유는 없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05일 만에 접종자 수가 1000만 명을 넘겼다. 국민 5명중 1명이 백신을 한 번이라도 접종했다. 나도 먼저 편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잔여백신은 사전예약자가 접종 당일 예약을 취소하거나 최소 잔여형 주사기를 사용했을 때 추가로 생기는 물량이다. 잔여백신 안내를 예약해둔 병원에서 알림이 오기 전에 지도에 뜬 표시를 보자마자 클릭했다.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운영 종료시간이 저녁 6시라고 표시돼 있었지만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예방접종 예진표를 써서 접수했다. 정보 수신 동의에 ‘예’를 표시하고, 아픈 증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오’를 반복해서 표시했다. 대기실에는 예진표를 든 사람들이 띄엄띄엄 있었다. 다들 대기실 앞 TV 뉴스를 보고 있었지만 진료실과 주사실 문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할 때마다 그 쪽으로 신경을 쓰는 것이 느껴졌다.

 

내 순번 앞에는 젊은 나이의 남자 몇 명이 있었다. 얀센 백신의 경우 30세 이상 60세 미만의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이 우선 예약 대상자다. 접종 후 대기실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는 직장에 제출할 접종 확인서를 접수대에 문의했다.

 

진료실에서 간단한 문진을 마치고 주사실로 향했다. 첫 번째 걱정은 주사 바늘이 팔에 찔릴 때 아픈 것이고, 두 번째 걱정은 혹시나 하는 부작용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였다. 주사 바늘은 생각만큼 아프지 않았다. 접종 부위가 뻐근할 수 있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그란 반창고가 바늘이 지나간 자리 위에 붙었다.

 

의사는 잠들기 전에 진통제를 먹으면 좋다고 조언했다. 견딜만한 오한을 참다 잠이 들었다 싶었는데 새벽 3시께에 발열이 시작됐다. 정강이와 등이 뻐근해지는 것도 느꼈다. 진통제를 삼켰다.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율은 연령이 높을수록 감소했고, 1차 접종보다 2차 접종 후 신고율이 높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차 접종보다 1차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율이 높다. 대체로 근육통과 두통, 발열 등의 증상이다.

 

백신 접종 증가와 접종 후기에 대한 공유가 늘면서 백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백신 부작용을 과잉 보도하고 수급 일정 차질을 문제 삼았던 언론이 접종을 서두르자고 태세를 전환했다.

 

백신 앞에서 100% 안전을 장담할 과학자는 없다. 백신 접종 후 희귀 혈전증이 발생한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접종하는 것의 이득이 더 크다고 설명하는 정도가 최선일 뿐이다.

 

접종 후 이틀째지만 어깨의 뻐근함은 여전하다. 8월 말 2차 접종을 받으라는 국민비서의 안내 문자를 반복해서 읽었다. 불안보다 기대감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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