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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범의 미디어비평] 대통령 후보가 난립하는 이유

 


대통령 지원자가 넘쳐난다. 줄잡아 20여 명이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명의 후보가 나섰다. 예선을 거쳐 6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최종후보는 10월 10일 결정된다. 숨 막히는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치열한 만큼 최악의 네거티브 당내 경선으로 치닫고 있다. 네거티브 선거전 강도만큼 야당의 어부지리 가능성은 높아진다. 세계일보는 4일 자 4면 기사에서 여당 경선을 ‘진흙탕의 개싸움’이라고 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13명이 각축이다. 문 정부 권력기관 수장이었던 정치 신인들이 당내 지지도 1, 2위를 달리고 있다. 평생 보수 정당에서 정치를 했던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어떤 파란이 일지 모르지만 현 정부의 실정만 부각해도 제1야당 후보가 곧 차기 대통령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최종후보는 결정일은 11월 9일이다. 


안철수로 대표되는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비롯 대선출마 단골손님들도 선거가 임박할수록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다. 후보들은 북적대지만 이들의 선거전략과 언론보도는 과거 관행, 그대로다. 유력 대선 후보군들은 언론인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우호적인 언론보도를 극대화하고, 경쟁후보를 깎아내리기에 혈안이다. 


정책중심 보도가 정책경쟁을 이끈다. 나아가 언론이 앞장서 국가적 의제를 도출해 후보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후보가 던지는 자극적 언사만을 좇다 보면 미래지향적 선거전은 기대 난망이다. 후보들이 정책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해도 언론은 무관심하거나 관행적으로 비판한다. 여기에 경쟁 후보의 훈수성 평가를 부각해 무임승차를 조장한다. 준비된 후보들의 정책 중 좋은 것만 베낀 후발 주자가 더 이익을 보는 형국이다. 공부 안 한 수험생이 밤새면서 공부한 수험생 답안지 베껴 써서 더 좋은 점수를 받는 꼴이다. 불공정의 극치다. 준비 안 된 후보가 넘쳐나는 까닭도 정책보도를 경시하는 언론풍토가 한 원인이다. 


정책보도는 차치하고 특정후보 캠프를 방불하는 기사들도 난무한다. 지난 7월 25일 뉴시스는 세 명의 기자가 공동으로 작성한 <제주도민들, “원희룡, 다른 후보들보다 안정감 준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민망했다. “제주 출신으로, 현직 도지사인 원 지사의 대권 도전은 제주도민들에게도 신선하고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선 듯하다”. “원 지사의 대권선언 뉴스를 접한 제주도민들은 모두 한결같이···소망을 전했다.” 원 지사를 지지하지 않는 제주도민들에 대한 무례이자 여론조작이다. 또 “시민 김재근(제주시 외도동)씨는, 제주시 한림읍 지역에서 비트 농사를 짓는 김모(52)씨는, 제주시 오라이동의 전업주부 양모(38)씨는, 제주시 한 고등학교 교사는”과 같이 익명의 취재원을 등장시켜 원 지사를 낯 뜨겁게 찬양했다. 어느 독자가 이 기사가 진실하다고 믿겠는가.    

 
서울신문은 8월 4일자 1면 머릿기사로 <피·땀·눈물엔 차별 없다. 4위, 그대들 모두 챔피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높이뛰기 우상혁, 다이빙 우하람, 역도 이선미 선수의 사진을 곁들여 노메달리스트들을 응원하는 여론을 기사화 했다. 고양시 냉천초등학교 강유진 선생님은 경기신문 칼럼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기사나 댓글이 현저히 줄었다고 했다. 스포츠보도와 올림픽을 보는 국민들의 수준은 놀랍게 변했는데, 정치권과 정치보도는 여전히 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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