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네이버 노트북 ‘웨일북’에 “세금낭비” 뭇매 쏟아지는 이유

“크롬북 수준’에 정가 70만원…“반값도 비싸다” 비판
“가격 미정”이라더니 예약구매 업체 “네이버가 책정”
네이버·교육청 ‘웨일스페이스’ 스마트기기 지원 MOU
“교육청 납품 계획 아직 없다…협의하면 고려 가능”

 

네이버의 교육용 노트북 ‘웨일북’이 성능대비 높은 가격으로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시·도 교육청과의 교육용 스마트기기 지원 업무협약 배경을 볼 때, 네이버가 저성능 제품을 고가에 납품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10일 교육용 스마트 디바이스 웨일북의 외형 및 기능 등 제원을 공개했다. 웨일북은 네이버 주관으로 LG전자와 공동개발한 노트북으로 대만의 전자기기 전문 기업 페가트론에 위탁생산을 맡겼다.

 

웨일북은 관련 인공지능(AI) 음성기록 서비스 ‘클로바노트’ 및 디지털 펜 기술 등을 탑재했다. 교육용 노트북이 교육기관에서 공공 보급되는 성격을 갖고 있기에 이를 고려한 일정 사양의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교육용 보급을 염두에 둔 제품임에도 네이버 또는 웨일북 공식 홈페이지 어디에도 웨일북 가격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관계자도 지난 11일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나, 아직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확인결과 모 컴퓨터 판매 업체에서 예약구매 중인 웨일북 가격은 정가 69만9000원(할인가 65만67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네이버로부터 권장 소비자 가격 공지를 전달받아 설정했다. 우리 회사에서 독점 판매할 계획”이라며 “웨일북은 학습용 주문제작 상품이라 제품 내 플랫폼은 교육기관용 이메일을 통해서만 작동할 수 있다.”

 

한 IT전문가는 “노트북 성능은 CPU·그래픽카드를 많이 참조한다. 벤치마킹 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크롬북(구글 서비스 전용 노트북) 중 ACER 제품이 30만원 선에서 판매된다”며 “같은 칩을 사용하는 HP·레노버 등 다른 곳의 노트북 또한 많아야 400달러(46만원) 수준”이라 답했다. 성능대비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4월 경기도교육청 등 전국 10개 시·도 교육청과 ‘웨일스페이스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 교육 구축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웨일스페이스는 네이버가 출시한 에듀테크 플랫폼으로 화상수업·학습관리 등 원격수업 지원 플랫폼이다.

 

 

누리꾼들은 이런 배경을 감안할 때, 이번 웨일북의 성능대비 높은 가격은 “향후 교육청 납품을 염두에 두고 책정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교육기관이 세금으로 가격대비 저성능 제품을 사도록 하는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식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시·도 교육청과 업무협약 당시 웨일북 납품 논의는 하지 않았다. 교육청과의 업무협약과 웨일북 개발은 별개의 것”이라 선을 그으면서 “현재로선 웨일북을 교육청에 납품할 계획이 있는지 당장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교육청 또는 교육현장과 협의를 통해 납품 진행을 고려할 순 있다”고 가능성을 열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도 “아직까지 네이버와의 업무협약 이후, 웨일북 같은 네이버의 스마트기기 납품 또는 조달 사업으로 네이버와 이야기를 나눈 바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웨일북 판매 업체는 본지 취재가 돌입되자, 웨일북 예약구매 페이지에 대해 ‘배송지연’ 및 ‘가격미정’이라 수정했다. 공개 이틀 만에 ‘재고부족’이란 석연찮은 이유로 예약구매를 중단해, 웨일북에 대한 누리꾼의 의혹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