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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구기 인천병무지청장 '의식이 바뀌어야 행동도 바뀐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나라의 녹(錄)을 먹는 공직자에게 ‘청렴’이 중요치 않았던 적은 없다. 세계 최초로 정보공개제도를 도입한 스웨덴에서는 뇌물수수를 시도한 약속이나 전화통화만 해도 공직자 처벌이 가능하며, 과거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다섯 차례나 영의정을 지낸 이원익은 오막살이 초가집에 살면서도 나라와 백성을 위해 봉사하는 것 이외에는 조금도 사적인 것을 영위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직에 입문한 지 33년이 지난 필자 역시 사회초년생 시절이나 기관장이 된 지금도 청렴을 공직자가 갖춰야 할 제일의 덕목이라 생각하며 책상 유리 밑에 간직한 ‘반부패 청렴 서약서’를 매일 아침 정독하고, 의사결정 시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지내왔다. 이런 소명의식은 비단 나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대부분의 공직자들도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며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언론을 통해 공직자의 비위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안타까움을 넘어서 공직사회 전체가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로 국민에게 매도될까 봐 두렵기까지 하다.

 

한국행정학회는 국가청렴도가 1점 상승하면 1인당 국민소득(GNI)이 4713달러 늘어난다고 전망했고, 서울대학교 산학연구단은 2017년도 ‘부패와 경제성장률 간의 상관관계 연구’에서 부패인식지수(CPI)가 10점 상승하면 GDP가 첫 해에만 1조 원 증가하고, 5년 간 총 67조 원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국가청렴도가 경제성장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청렴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로부터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지만 다른 선진국과 견줄 정도로 안정적인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부정부패 척결이 전제돼야 한다.

 

이렇듯 청렴도를 높여야 할 이유가 자명하고 모두가 청렴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에도 제때 제초하지 않은 논밭의 잡초처럼 각종 부패 및 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공직자의 의식이 시대의 흐름에 따른 사회변화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고 국민의 시선이 바뀌었는데 여전히 “예전에는 더 심했는데 이 정도쯤이야 괜찮겠지”식의 안일한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과거에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 즉 금품수수, 횡령 등 법률상 부정부패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청렴으로 간주됐으나 최근에는 소극행정, 업무해태, 불친절 등도 청렴하지 않은 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것에 있다. 이는 국민이 공직사회에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청렴을 요구하며 자정(自淨)활동에서 더 나아가 보다 적극적인 책임 행정을 바라고 있음을 대변하는 것이다.

 

이에 병무청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업무추진비의 매월 사용 내역과 업체 계약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소 경험한 청렴 사례나 국민이 바라는 공정사회 등을 주제로 청렴수기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공직자로서의 올바른 행동을 다짐하는 청렴선서식 및 서약서 작성 등의 행사를 진행해 직원 스스로 자신을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반부패·청렴사례를 담은 ‘청렴레터’를 발행하고 전 직원과 주기적으로 공유하면서 청렴의식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문강사의 강연 및 이러닝 등으로 청렴마인드를 재정비 중이다.

 

흐르는 물살에서 제자리만 지키고자 하면 조금씩 떠내려갈 수 밖에 없다. 우리 병무청은 앞으로도 과거에 안주해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있는 공직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지 않도록 철저한 청렴의식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국민의 봉사자’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적극행정을 펼쳐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최구기·인천병무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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