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돈 많은 신사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거칠게 살고 교수형을 감수하지만, 싸움닭처럼 호기롭게 먹고 마신다. 순항이끝나면 그들의 호주머니는 푼돈 대신에 수백 파운드의 돈으로 두둑해진다. 그 돈의대부분이 럼 주를 마시고 즐기는 데 뿌려진다. 그리고 셔츠를 걸치고 다시 바다로나간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보물섬」에서 롱 존 실버의 입을 빌려 해적의 생활방식을 이렇게 묘사했다. 소설 속 해적은 늘 사회의 구속에서 벗어나고난 낭만적 도피주의자의 모습이다.
가람기획에서 나온 「해적의 역사」에서는 롱 존 실버같은 해적을 만날 수는 없다. 대신 낭만주의를 벗겨낸 해적의 실제 모습을 접할 수 있다.
해적들의 삶은 배신, 난파, 절망, 질병, 만행 등의 반복이었다. 그들은 비열하고 잔인했으며 단명했다고 한다. 럼 주를 즐겨 마신 탓에 많은 해적들은 알코올 중독으로 숨졌다.
여성 해적도 있었다. 1720년 별볼일 없던 해적 '캘리코' 잭의 재판이 흥미를 불러일으킨 것은 그가 체포되자 두 명의 선원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앤 보니와 메리 리드. 영화 <컷스로트 아일랜드>에서 지나 데이비스가 분한 '여성 해적 영웅'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입은 그녀만큼이나 걸었나 보다. 당시 보도에는 그들이 법정에서 '더없이 방탕하고 욕지거리하며 불경한 말을 쏟아내었다. 못하는 짓이 없을 것 같아 보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실상 그들은 남자 못지않게 난폭했다고 한다.
앤과 메리는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둘 다 임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형 집행은유예됐다. 캘리코 잭을 비롯한 나머지 해적들은 이듬해 교수형을 당했다.
고대의 지중해를 출발해 현대의 남중국해(남중국해의 노상강도들은 범선 대신모터보트를 타고, 부싯돌 권총 대신 AK-47 소총을 쓴다)에 이르는 동서고금의 바다에서 벌어진 온갖 노략질과 살인, 고문 등을 낱낱이 기록한 책. 블랙비어드, 에드워드 로우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해적들의 범죄와 운명도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저자는 앵거스 컨스텀,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멜 피셔 해양박물관 큐레이터이며 전문번역가 이종인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