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8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이번주 개봉영화] 길 위에서 만난 가족, ‘광대: 소리꾼’

 

광대: 소리꾼

장르 : 드라마

감독 : 조정래

출연 : 이봉근, 이유리, 김하연

 

꼭 혈연으로 얽혀 있어야만 가족일까.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를 걱정하고, 함께 식사를 한다면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가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 ‘소리꾼’이 ‘광대: 소리꾼으로’ 다시 찾아왔다. 2020년 개봉 당시보다 조정래 감독의 기획의도를 더 깊게 반영했다. 음악 수정과 기존 컷의 교체, 편집 됐던 영상을 추가하는 등 60% 이상을 바꿔 새개봉 같은 재개봉이다.

 

 

영화는 1734년(영조 10년)을 배경으로 한다. 소리꾼 ‘학규’와 삯바느질로 가족의 생계를 돕는 아내 ‘간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청이’는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수탈과 인신매매가 횡행하던 시대, 간난이 납치되고 만다. 함께 끌려갔다가 겨우 탈출한 청이는 충격에 눈이 먼다.

 

눈 먼 청이를 데리고 아내를 찾아 나서는 학규. 그의 유랑에 고수 ‘대봉’과 몰락한 양반이 함께 한다. 학규는 눈 먼 아비를 위해 공양미 삼백 석을 받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딸의 이야기 ‘심청가’를 지어 소리를 붙인다.

 

 

저잣거리를 돌며 소리로 민초들을 위로하는 학규와 그를 중심으로 뭉친 광대패. 그들은 어린 청이를 함께 돌보며 공동체를 형성해 나간다.

 

공동육아로 대안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는 광대패를 통해 영화는 가족의 사랑과 공동체가 지니는 힘을 강조한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떠나있던 가족에 대한 소중함, 극심한 개인주의 속에서 공동체 문화의 복원을 꿈꾼다. 판소리를 둘러싼 서사, 음악을 관통하는 주제 의식이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출했다고 밝힌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충실히 담아냈다.

 

 

감독은 130분 내내 영화를 끌고 가는 판소리를 위해 일반 배우가 아닌 실제 소리꾼 이봉근을 캐스팅했다. 무형문화재 판소리 고법 이수자이기도 한 감독은 28년간 국악에 몸을 담았다. 우리나라 정통 음악의 영화적 구현을 위해 전문 국악인 이봉근을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이봉근은 KBS2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판소리 명창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학규로 분한 이봉근의 소리로 판소리가 낯선 젊은 층에게도 감동을 주기 위해 영화는 촬영 현장에서 녹음된 것을 사용했다. 현장의 절절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 낸다.

 

2020년 개봉 당시 볼 수 없었던 장면도 눈길을 끈다. 초반 남북합작영화로 기획됐던 영화는 북측 촬영 협의도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며 합작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고, 북한 촬영을 위한 사전 답사 영상만이 남았다. 묘향산의 경관과 황해도 곳곳의 모습을 이번 재개봉에서 극의 배경으로 삽입해 의미를 더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