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박영서 지음 / 들녘 / 308쪽 / 1만 5000원
조선에도 복지 정책이 있었을까? 있었다면 어떤 형태였을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다양한 복지 정책을 마주하며 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4대보험, 학자금 대출 등 정부는 광범위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가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설왕설래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나의 복지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것이 사회 안에서 일으키는 현상을 추적해나감으로써, 그 나라의 시민들이 안녕한지, 안녕하지 못하다면 왜 그런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그렇게 얻은 통찰을 우리가 처한 현실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은 이를 통해 조선과 조선의 복지 정책을 살피고 그 결과에 따른 사회상을 바라본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여는 글’과 1장에서 조선 복지 정책의 이론적 배경을 설명한다. 이어 어떠한 복지 정책이 있었는지를 소개하는데, 환곡과 진휼을 비롯한 아동·노인 등 사회 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들을 다룬다.
2장에서는 조선 복지 정책의 결정권자인 왕과 집행자인 지방관, 수혜자인 백성의 입장을 각각 살핀다. 정책이 사람들의 삶과 조선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핀다.
마지막 ‘다시 여는 글’을 통해 현재의 시선으로 조선을 조명한다.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복지 정책으로 조선의 정책들을 재해석하며 복지가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지 고찰해본다. 또한 책이 더 나은 복지 국가를 꿈꾸는 시민에게 하나의 아이디어를 주기를 바라며 독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길 권유한다.
책은 조선 복지 정책의 핵심은 사람에 대한 존중과 사랑인 인(仁)이라고 전한다. 복지 정책을 통해 모두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인(仁)의 가치가 확장되는 이상 사회를 꿈꿨다. 때문에 빈곤자를 돕는 일을 결코 낭비로 여기지 않았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지금 우리의 정책 논의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