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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 정세에 주는 의미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만간 종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당초 러시아의 일방적 우세가 예상되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항전 의지,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적극 지원이 어우러져 푸틴 대통령의 야심찬 계획은 휘청거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은 미국 등 서방 국가와 러시아간 가치전쟁이자 경제전쟁으로 성격이 확산되어 지속되고 있다.

 

북한은 일치감치 러시아 입장에 동조하는 편에 서고 있다. 유엔의 러시아군 철수 결의안에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불순한 의도에서 초래된 전쟁이라는 식으로 러시아를 두둔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유엔이 국제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을 이용하여 군사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제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전술핵무기 실전배치 의지를 보이면서 추가적인 핵실험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심지어 지난 4.25 심야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핵무기를 전쟁 억제는 물론 북한의 근본이익이 침탈될 경우에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위협적 언사를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한은 러시아 및 중국과의 이념 동맹과 핵무기 등 군사력이 체제 보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화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생각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남북한이 분단되었을 때 북한은 소련의 지원하에 공산주의 체제로 출발하였고, 당시 남한보다 강한 군사력을 통해 6·25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에서 패하자마자 젊은 과학인재를 소련에 보내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였다. 공산권 국가의 지원하에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자 하는 북한의 생각은 분단 이후 지금까지 77년간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2018년과 2019년 초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미북정상회담, 다섯 번의 북중 정상회담, 그리고 한 번의 북러 정상회담 기간 중 잠시나마 북한에 대한 우리의 희망 어린 기대가 있었다. 즉,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성큼성큼 걸어 나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는 듯했으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이러한 우리의 기대가 실현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실감시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을 비핵화시키고 국제사회 일원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꿈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의 꿈은 북한에 대한 현실성없는 희망적 기대에서 벗어나 냉철한 상황 인식을 하는데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내부의 소모적인 통일정책에 대한 논쟁에서 벗어나 보수 진보 여야를 아우르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토대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는 확고하게 대응하면서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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