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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북한이 고향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기

 

지난 10·3은 개천절인 동시에 동서독이 통일을 이룬 날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리 온 통일’ 이라고 하는 탈북민에 대한 얘기를 할 까 한다. 경기도 안성에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별칭 하나원)가 있다. 1999년 개원 이래 현재까지 3만 4000여명의 탈북민들이 하나원을 거쳐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탈북민 규모는 낮은 인구수의 군과 비교해서 적지 않은 인원이지만 의외로 우리 주변에는 탈북민과 직접 생활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지가 않다. 탈북민에 대한 사회 인식은 같은 동포로서 지원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부정 인식과 일부 탈북민의 일탈 행위로 탈북민들과는 일종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탈북민들 대상 대학 정원외 특례입학, 의료 및 생활 지원 등을 들어 ‘흙수저’들은 ‘금수저’에 치이고 ‘탈북민 수저’에도 치인다는 얘기도 있다고 한다.

 

남북하나재단이 국내 거주 탈북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착 실태조사에서 국내에서 차별이나 무시당한 경험이 18% 수준이지만, 남한생활 만족도는 77% 수준이고 불만족은 2%수준대에 그친 결과가 나왔다. 모든 게 낯선 상황에서 탈북민들이 열심히 우리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연상되는 조사결과이다. 탈북민들이 원하는 지원은 취업 및 창업지원이 가장 많고 젊은 층은 교육을, 장년 및 노년층은 의료와 소득 보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탈북민들은 북한사회와는 달리 자유롭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데서 행복을 찾고 학업을 통해 외교관, 법률가 등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부는 이러한 꿈을 실현해서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경우도 있다. 필자가 하나원 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청소년 탈북민들에게 메르켈 총리가 동독 출신이면서 통일 독일 총리로 활약한 사례를 들어 남북통일 과정에서 탈북민들의 선도적인 역할이 중요하고 통일한국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자주 한 바가 있었다. 이에 대해서 매우 감명깊게 새겨 듣던 청소년 탈북민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탈북민들은 스스로 선택으로 북한지역에서 태어나 성장한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탈북민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탈북민들은 이방인이 아니며 더더욱 ‘뿔달린 괴물’이 아닌 북한지역이 고향이고 우리 체제에 익숙지 않은 우리의 이웃이고 동료이다. 탈북민들도 일부 편견에 주눅들지 말고 성공적으로 정착해서 살고 있는 1000만 이산가족인 실향민 선배들을 생각하고 정착 과정에서 마주치는 어려움에 좌절하지 않고 힘을 내서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라며 적극 성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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