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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떼먹는 '나쁜 집주인' 명단 공개 법제화 추진

- 이종배 의원,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대표 발의
- 단순 망신주기 우려와 동시에 HUG의 역할 대두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되돌려주지 않는 '배째라'식의 '나쁜 집주인'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법안이 국회서 발의됐다. 일각에선 단순 망신주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역할 강화 필요성이 함께 대두되고 있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의원(국민의힘·충북 충주시)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고 밝혔다. 법안이 통과하면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에 대한 근거가 마련된다.

 

그동안 명단 공개는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제도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HUG의 채무 변제 등 후속 조치가 어렵고 추가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해 소병훈·김상훈 의원 등이 잇따라 관련 법안을 내놓았다. 이달 들어선 장철민 의원은 정부 의견과 그간 소위 논의를 종합해 ‘임대인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조항 등을 담아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실제 HUG가 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장철민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0억 원에서 2019년 386억 원, 2020년 1226억 원, 지난해 356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7월까지의 미회수금액은 3059억 원으로 지난 한 해 미반환 보증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두 건 이상 갚지 않은 다주택자는 349명이었고, 이들이 돌려주지 않은 금액은 6398억 원에 달했다.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대위 변제가 3건 이상 발생한 채무자 중 ▲연락 두절 등 상환 의지가 없는 자 ▲최근 1년간 임의상환 이력이 없는 자 ▲미회수채권 총액이 2억 원 이상인 자 ▲기타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영업부사장(관리센터)이 지정한 자 등이다.

 

개정안에는 임대인이 총액 2억 원 이상의 임차보증금을 변제하지 않아 HUG가 보증채무를 대신 이행하고, 과거 3년간 보증금 미반환으로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 보전처분 등을 3회 이상 받은 임대인의 인적사항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은 "깡통전세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전세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라며 "서민들이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는 꼭 필요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보 공개 실효성 의문과 함께 위험 정보 판단을 세입자에게 맡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 국민 공개가 아니라 HUG가 임대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세입자에게 위험 고지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 망신 주기에서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명단 공개를 반대한 김희국 의원은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임차 계약을 하고 보증보험을 떼러 올 때 HUG가 '귀하가 계약을 맺고자 하는 이 임대인은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정보를 주는 게 훨씬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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