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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소청과 입원 중단한 인천 상급종합병원 ‘길병원’…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대비 못한 길병원 잘못 vs 지금까지 버틴 것도 대단
“길병원만의 문제 아니다. 도미노 현상 일어날 것”

 

<편집자 주>
가천대 길병원이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잠정 중단했다. 인천에 세 곳뿐인 상급종합병원이자 규모도 가장 큰 병원이 의료인력 부족을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소아‧청소년들에 대한 의료공백은 현실화됐다. 소아청소년과 병‧의원들은 서울로 환자를 보내고 있고, 남은 두 곳의 상급종합병원도 의료진의 고된 업무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일이 길병원만의 문제일까. 누구의 잘못이고 해법은 무엇일까.

 

#사례1
A씨 부부는 늘 죄인이다. 그들의 아이는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갓난아기 땐 그저 젖을 빠는 게 서툴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보다 성장이 더뎌 나중에 검사를 해보니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 수술과 치료를 위해서는 3차(상급종합) 병원 입원이 필요했는데, 집에서 다닐 수 있는 길병원이 최근 입원 진료를 중단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국 엄마가 아이 치료를 위해 직장을 나와야 했다.

 

#사례2
인천에서 소아청소년과 병원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 부모들에게 서울 병원을 소개시키는 게 일상이 됐다. 길병원의 입원 진료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같은 업계에 있다 보니 길병원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지만, 병원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는 “격무에 시달리는 의사들을 탓하고 싶지않다”며 “결국 병원은 자본의 논리를 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9년 2월 1일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소청과) 2년차 전공의(레지던트)가 당직 근무 중 쓰러졌다. 사망 당시 그는 35시간 연속 근무 중이었고, 법으로 정해진 주당 최대 80시간 근무를 넘어 11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사실이 드러났다.

 

길병원의 소청과 잔혹사는 결국 입원 진료 중단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 이듬해부터 길병원의 전공의 지원자는 ‘0’명이다.

 

이 결과를 두고 길병원의 잘잘못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인천의료원 간호부장을 지낸 장성숙(민주‧비례) 인천시의원은 “오랜 기간 진행된 일이다. 길병원의 준비 부족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료진에 대한 투자로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은 “한두 해 일어난 일이 아니다. 길병원은 버틸 만큼 버텼다”며 “소청과 의사들은 지금이라도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다만 진단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얘기치 못한 일이 아니고, 꾸준히 축적된 문제가 지금 표면화됐다는 진단이다.

 

대책을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록적인 저출산, 30년째 바뀌지 않는 의료수가, 의사 수 부족, 의료공공성 강화 등이다.

 

길병원의 소청과 입원 중단은 풍선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인하대병원은 소청과에 12명의 의료진이 72병상(신생아집중치료실 27병상)을, 인천성모병원은 10명이 32병상(12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병상 수는 입원환자 숫자에 따라 탄력적이다.

 

인천의 한 3차 병원 관계자는 “소청과는 중증환자가 많지 않아 아직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입원 환자 숫자 추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길병원처럼 수도권의 상급병원이 소청과 입원 진료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근본적인 문제에 손을 대지 않는 이상 같은 문제는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의료 체계, 수가, 의사 숫자 등 다양한 문제가 드러난 현상이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흉부외과와 소청과 등 비인기 학과는 의료공백을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박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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