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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공의 지원 줄어드는 소아청소년과…저출산만 문제 아니다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 15%, 출산율도 기록적 저점
출산율만 탓하면 답 없어…수가 조정 등 다양한 해법 필요
의료수가‧처우개선‧의료전달체계‧공공성강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교과서인 ‘넬슨 소아과학’ 첫 장에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어린이는 체형·심리 등이 어른과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아청소년과(소청과)에 의사가 사라지고 있다.

 

11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소청과 전공의(레지던트) 지원율은 2020년 74%에서 2021년 38%로 급격하게 감소하더니 2022년 27.3%, 2023년 15.9%까지 떨어졌다.

 

매년 끝 모르고 떨어지는 지원율에 결국 규모가 큰 병원에서조차 두 손 두 발 다 들고 있다.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가천대 길병원이 인력 부족을 이유로 선언한 입원 진료 잠정 중단은 인천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의료계에서는 소청과 전공의 감소 원인으로 기록적인 저출산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006명으로 1명대를 유지하던 인천의 합계출산율은 2019년 0.940명, 2020년 0.829명, 2021년 0.780명을 꾸준히 추락하고 있다.

 

치료 대상 수가 점점 줄어드니 소청과를 지원하는 전공의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다만 소청과 전공의 감소를 저출산만을 문제로 돌린다면 해법 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30년째 바뀌지 않는 의료 수가(酬價), 노동 강도에 비해 부족한 처우, 의료전달체계 인식 개선, 의료공공성 회복 등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도 “전공의가 부족해 교수들이 당직을 선 지 오래됐다. 이걸 버티게 해주는 힘은 인천 아이들이 의료공백에 놓이지 않게 하기 위한 책임감이다”면서도 “상황을 개선하려면 수가 개선 등 근복적인 해결책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 수가는 의사들의 급여 처우와도 직결된다.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기준 의사 평균 임금은 2억 3069만 원이다. 진료과목별로 보면 소청과가 1억 875만 원으로 가장 적은데,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 흉부외과 4억 8799만 원보다 3억 7924만 원 적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은 “아이는 어른보다 치료가 어렵고 시간도 배로 드는데 의료수가는 30년째 동결이다”며 “노동 강도에 비해 개선되는 게 없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소청과를 기피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고 말했다.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이해 없이 처음부터 대형병원부터 찾는 시민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은 “효율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우리 의료체계는 1~3차 병원을 두고 있다”며 “처음부터 3차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진다면 지역 의료체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병원 등 지역 주요 병원들의 공공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천의료원 간호부장 출신 장성숙(민주‧비례) 인천시의원은 “지역의 주요 병원들은 소청과 등 필수의료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의료는 공공재다. 자본주의 논리가 이걸 앞설 수 없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박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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