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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뉴스 생활] MZ가 왜 거기서 나와~

 

노동시간 개편안을 이야기하면서 자주 등장한 단어가 있었다. 바로 ‘엠지(MZ)’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시간 개편 정책을 구상할 때부터 MZ세대를 고려했다는 점을 내비쳤다. 그런데 젊은 세대의 반응은 싸늘했다. 일명 MZ노조가 주69시간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통령은 정책 보완을 위한 의견 수렴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서도 MZ를 직접 언급해서 관심이 갔다. 이 말인즉 젊은 층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서 노동시간 유연화를 골자로 하는 개편안이 보완되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위 MZ는 기성세대와 다른, 혹은 구분되는 ‘젊은층’, ‘청년세대’를 지칭하는 의미로 쓰인다. 언론에서 인기 있는 용어로 활용이 늘었다. 여기에 ‘미래 세대’라는 의미를 더할 수 있겠다.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을 내놓은 때였다. 언론에서 MZ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어도 앞선 경우처럼 기시감이 들었다. 언론은 윤석열 정부의 피해 배상 방안을 두고 굴욕외교라는 비판이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어떤 결정이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듯 미흡하다는 지적은 인정하지만, 반대로 기대가 있다면 이런 것일 거라는 논리를 폈다. 이를테면 언론은 ‘양국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 혹은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만들기 위해’라는 대의를 내세우며 이것이 곧 성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게 했다.

 

여튼 한일관계를 개선하면 경제적 수혜가 청년세대, 즉 MZ세대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내용이 있다. 그래서 정부의 이번 결정을 미래 세대를 위한 결단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다.

 

MZ세대에 대한 정부나 언론의 태도가 상당히 편의적으로 느껴진 장면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심한 사과’의 뜻을 모른다거나 ‘사흘’을 구분 못 하는 세대라며 문해력 부족을 지적해왔던 때와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다.

 

‘세대 갈등 관련 보도실태 및 개선방안’을 연구한 김수아, 이설희, 홍남희(2022)의 연구를 보면 ‘정치권과 언론’이 세대 갈등을 유발하는 주요 주체라는 지적이 있다. 정치인과 언론이 세대라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때로는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세대라고 부르면 특정 집단을 일반화하고 단정적으로 설명하기가 쉽다. 이는 특정 세대로 부를 수 있는 집단에 대한 편견을 그만큼 만들기 쉽다는 우려 섞인 평가이다.

 

세대를 언급하는 방식은 손쉬운 근거를 댈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우려가 있다면 특정 집단을 동질화하거나 낙인찍기 효과를 만든다는 데 있다. 세대 내 다양성이나 불평등의 문제, 격차의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게 한다는 지적이다. 언론의 정파적 보도와 독자의 정치 성향에 따라 손쉽게 세대 갈등이 이용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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