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수로 저지른 범죄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청소년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이가 있다. 수원보호관찰소협의회를 이끄는 엄재동 회장이다.
지난 2022년 11월 수원보호관찰소협의회장에 취임한 엄재동 회장은 취임식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축하금 대신 쌀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보호관찰 대상 중 특히 청소년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조금이나마 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쌀을 기부하려는 것이 취지였다.
엄재동 회장은 “기초생활 수급자 등 경제적 고통을 받는 이들의 재범을 막기 위해 적어도 ‘먹을 것’을 도와주고 싶었다”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당시 받은 쌀 60포대를 모두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원보호관찰협의회란 지역사회의 밑거름이 될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선도하기 위한 ‘나침반’이라고 설명한다.
엄 회장은 “보호관찰 대상으로 지원을 받던 청소년들이 성인이 된 후 다른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올바르게 성장한 모습들을 보곤 한다”며 “수원이란 지역에서 순간의 실수로 길을 잃은 이들의 나침반이 되고자 협의회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지난 5월은 가장 뜻깊은 시간으로 기억된다. 바로 수원보호관찰소 학생 중 무려 20명이 검정고시에서 전과목 합격을 받은 것이다.
엄재동 회장은 “전과목 합격이 쉽지 않은데 협의회가 지원한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훌륭한 성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며 “각종 봉사활동을 하며 얻은 기억 중 가장 보람찼던 순간”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더 많은 지원을 하지 못했다는 미련이 그에겐 ‘아픈 손가락’으로 다가왔다. 협의회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회장으로써 보호관찰 대상 모두에게 공평한 지원을 제공하고 싶지만, 인력과 예산 등의 문제로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엄 회장은 “보호관찰소 대상 학생들은 모두 어려운 형편에 놓인 경우가 많다”며 “모두의 울타리가 돼 무한한 뒷바라지를 해주고 싶지만 현실적 어려움에 가로막혀 아쉬운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그는 협의회를 보다 더 ‘체계화’ 시키는 데에 남은 임기를 할애할 계획이다. 수원보호관찰소가 담당하는 보호관찰 대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만큼 더 많은 청소년을 최대한 도와주기 위해서다.
엄재동 회장은 “협의회가 ‘탄탄하게’ 활동해야 보호관찰 대상 청소년을 올바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며 “구체적인 협의회 운영 계획을 세우고 충분한 지원안을 마련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회장직 임기가 끝나더라도 금전적 지원이나 협의회 운영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협의회에 아낌없는 도움이 되겠다”고 협의회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엄재동 회장은 “경기신문이 21년 동안 걸어온 길에 축하를 전하며 앞으로의 발전을 기원한다”며 “경기도와 언론이 함께 성장하며 도움을 제공하는 ‘공생’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