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세 이상 고혈압 인구는 지난 14년 사이에 2007년 708만명에서 2021년 1374만명으로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1년 중 80%의 날 수 이상으로 고혈압을 적절하게 복용한 환자의 비율은 60.4% 정도에 불과했다. 40%에 이르는 환자들이 적절한 관리를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고혈압의 대부분은 무증상으로 있어 평소 자각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진단을 받지 않거나 치료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운다.
하지만, 반대로, 정기적인 검사와 꾸준한 관리를 통하면 얼마든지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기도 하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측정될 때 진단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의 고혈압은 평소에 무증상에 가깝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게 유지되면, 혈관 벽에 그 압력이 가해지면서 혈관벽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발생하게 된다.
아울러 혈전이나 죽은 세포들이 모여 동맥혈관에서 플라크를 만드는데, 이것이 어느 순간 파열되면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대동맥박리 등 급사가 가능하거나 후유증을 남기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급사를 유발할 수 있는 질환 외에도, 고혈압이 치료 없이 오랜 기간 방치될 경우, 다양한 장기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만성 고혈압은 뇌손상을 일으켜 치매의 흔한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뇌졸중 직전 단계라 할 수 있는, 일과성 허혈성 발작(TIA)이라는, 의식소실 혹은 마비를 동반하는 뇌혈관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좌심방의 리모델링을 일으켜 만성심부전을 유발한다.
신장(콩팥)에서는 장기적으로 사구체를 파괴 시켜 투석이 꼭 필요한 말기신부전의 주요 원인을 차지한다. 눈에서는 망막병증을 일으켜 시력의 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
말초혈관을 침범시에는 사지의 동맥혈관을 좁게 만들어 걸을 때마다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심할 경우에는 괴사를 유발하여 사지 절단의 상황에 이르게 된다.
고혈압을 진단 받게 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약물 치료 등을 통해 혈압을 조절해 주어 혈관이나 장기의 손상이 최소화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약물치료만큼 중요하다. 체중은 혈압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어, 비만인 고혈압 환자들은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다.
과량의 염분 섭취는 혈압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평소 저염식의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류의 섭취는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포타슘(칼륨), 칼슘 섭취를 적절히 유지해주어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적절한 유산소 계통의 운동은 체중이 감소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또한, 평소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여 교감신경의 항진을 풀어줌으로서 혈압을 떨어뜨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주와 금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대부분이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를 통해 고혈압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도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고혈압을 예방해야 한다. 자극적인 식습관을 버리고, 적절한 체중 관리 및 정기적인 혈압 측정으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며,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는 약물치료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내원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고혈압약을 한번 드시게 되면 계속 먹게 되는게 두려워서’ 고혈압 치료를 시작하지 않는 분들이 진료현장에서 많이 보이는데, 고혈압약 때문에 고혈압이 더 진행하는게 절대 아니고 반대로 고혈압치료가 늦어질수록 고혈압과 그 합병증이 더 빨리 진행하므로 고혈압은 빠른 치료 시작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