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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고성] 부산 엑스포 참패의 교훈

 

온 나라를 들끓게 했던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했다. 실패한 역사를 기록하고자 함은 패배로부터도 배워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제사회에서 엑스포와 같은 국제대회를 유치해야 하기에 반면교사가 필요해서이다.

 

11월 29일, 2030년 엑스포를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치른다고 결정됐다. 사우디는 119표, 한국 29표, 이탈리아 17표였다. 일부 언론은 석패라는 등 ‘졌잘싸’를 외치고 있지만, 역대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받은 최악의 성적표였다. 더욱이 1년 이상을 정권 차원에서 전력투구한 결과치고는 초라함이 수준을 넘어선 충격적인 결과였다. 무엇보다도 온통 시내를 엑스포로 도배해 놓았던 부산 시민들의 상실감은 어떤 위로의 말로도 부족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한 공식 예산만 5천 7백억 원이 넘었으며 대통령은 연일 엑스포 유치를 위한 해외순방에, 총리와 부산시장 등도 덩달아 해외로 돌았고, 심지어는 엑스포와 무관한 법무부 장관까지 해외로 달려 나갔다. 재벌기업의 총수들도 도대체 그 일 아니면 할 일이 없는 것인지 연일 따라다니기 바빴다. 공개되지 않은 비용까지 합치면 천문학적인 경비가 소요되었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의 부추김이었다. 래거시 미디어(거대방송매체)를 중심으로 연일 유치 가능성이 커졌다고 국민에게 희망 고문을 주었다. 1차 투표에서 사우디를 추격하고 2차 투표에서 역전한다, 박빙에서 51대 49로 역전되었다. KBS는 투표장을 생중계했고, 축하공연까지 준비하는 등 국민을 선동하였다.

 

53억 원을 들였다는 마지막 동영상은 대학생의 과제 수준이었고 대통령의 PT나 마지막 연사들의 PT도 부산을 부각하는 데 실패했다. 상대적으로 사우디는 왜 사우디 인가에서부터 현장과 공항과의 연계노선도를 부각하는 등 구체적인 PT로 준비했다. 그때까지도 우리는 사우디 공식 홈페이지의 122개국 지지를 확보했다는 소식도 무시했고, 이탈리아의 조기 철수에 대한 동정 기사도 없었다.

 

2030 엑스포는 처음부터 무리라는 이야기는 초반에 잠깐 나왔다가 사라졌다. 이미 2025년 엑스포가 일본 오사카로 결정 났는데 연이어 이웃한 한국이 유치한다는 것부터가 무리였고 더욱이 우리는 여름의 잼버리 사태로 국제적 비난을 받은바 당분간 자숙해야 했다. 상대적으로 사우디는 개국 100주년 차원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고 거기에 석유라는 막대한 자원을 활용했지만 우리는 급조된 준비에 21세기의 식량이라는 반도체 강국이면서도 하나도 활용치 못했다.

 

심각한 문제는 결과에 대한 평가이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는 별도로 비선 조직과 언론은 석패라며 원인은 사우디의 오일달러 때문이고 자문위원 교수는 사우디 왕정 체제를 비난했다. 66표가 나온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에 영향력이 큰 중국 무시의 외교에 대한 반성도 없다. 그러면서 2035년에 재도전을 선언하는 강심장이니 정말 국민이 개돼지로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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