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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3세 러시아작가 아나톨리 김

"제 조상 가운데 김시습이나 이상(본명 김해경) 같은 뛰어난 작가들이 있었기에 그들의 재능과 영혼을 이어받아 작가가 된 것 같습니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박환덕) 주최로 11-12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02 문학과 번역 서울 심포지엄'에 참석키 위해 방한한 한인3세 러시아작가 아나톨리 김(63)은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강릉김씨 가문의 혈통'과 연계해 설명했다.
러시아어로 글을 쓰지만 한국인의 영혼을 가졌다고 말한 그는 1973년 단편소설 '수채화'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90여편의 단편, 9편의 중편, 4편의 장편소설을 통해 러시아 문학사에서 마술적 리얼리즘(환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그의 주요 작품은 세계 22개 언어로 번역되는 등 세계적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최근 고전 「춘향전」을 외국어대 김현택 교수와 함께 러시아어로 번역한 그는 "현대소설은 어느 나라나 유사한 작품이 많고 베스트셀러의 경우 비슷한 처방전을 쓰기 때문에 그 나라의 특유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려면 고전작품을 소개해야 한다"면서 "오래 전부터 한국의 고전작품을 러시아에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이번에 「춘향전」 번역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번역 「춘향전」은 러시아의 유명출판사인 쿨리투라(문화) 출판사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김현택 교수가 초역하고 아나톨리 김이 다듬은 「춘향전」은 18세기말-19세기초의 러시아어 문체로 번역된 것이 특징. 시적 운율을 가진 원전을 러시아어 운율에 맞게 바꾸고, 낭송할 때 소리가 밝은 활음조로 들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그는 "원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지명과 언어유희, 한국의 전통풍속, 시와 인용구 등을 러시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어휘로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춘향전」을 통해 중국, 일본과 확연히 다른 한국 고유의 정서를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18-20일 「춘향전」의 무대인 전북 남원과 지리산 일대를 방문할 계획이다. 지리산 등산 계획을 세운 것은 '한국의 산'을 화폭에 담고 싶다는 열망 때문. 모스크바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던 그는 한동안 붓을 놓았다가 최근 작업을 재개했다.
새천년 시대의 작가 역할에 대해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천사'에 비유한 그는 이같은 의미를 담아 현재 구름 사이로 사람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담은 큰 화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아나톨리 김은 11일 개막된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에서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이 전체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내면세계에 침잠하는 문학으로 변했고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나아갔다"면서 "그러나 전체주의로부터 인간을 구원했던 내면적 문학의 반대편에서 속물적 대중의 심리에 영합하는 싸구려 시장문학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인터넷 시대를 맞아 모든 책에 접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오히려 사람들의 독서의욕을 잃게 하고 있다"면서도 "이같은 상황은 순수문학이 마침내 소비시대의 욕구를 만족시켜야 할 필요성으로부터 해방됐음을 말하며, 우리 문학의 미래는 자신의 일을 순수한 마음으로 행하려는 사람들의 손에 달리게 됐다"고 문학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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