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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 외국인 여성 인권착취 실태 공개

"잠자는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이 되지 않았어요. 침대 하나를 4명이 사용했습니다. 마마상은 자주 방을 뒤져서 핸드폰 같은 것이 있는지 검사했어요.. 술 한병(20$)은 2점을 뜻하는데 200점을 채우면 하루를 쉴 수 있어요. 따라서 하루 쉬기 위해서는 한달에 100병을 팔아야해요. 술을 가장 적게 판 여자는 일주일 내내 요리, 세탁, 청소 등을 모두 해야 하는 벌을 받아요. '아주 큰' 잘못을 저지르면 반나절 내내 불 꺼진 작은 방에 갇혀 있어야 해요. 한번은 미군을 접대하다 말실수를 했다고 이 벌을 받은 적이 있어요. 사용한 콘돔과 휴지들이 나뒹구는 더럽고 서있을 수도 없이 비좁은 방에 갇혀 내내 울었지요.. 매일 술에 취해 살았어요. 내 자신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예요.."(클럽 안에서 성매매 강요와 인신구금을 당한 18세 'R'의 사례).
"클럽은 지옥같았어요. 때로는 아침에 일어나서 이곳이 필리핀이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일어나 거울을 보고는 '아직 한국에 있구나'라고 깨닫곤 했지요..스트립쇼도 하고 2차도 나가야했죠. 하룻밤에 VIP룸에서 4명의 남자를 상대해야 했어요. 그러고 받는 월급은 47만5천원. 그나마도 마마상은 저금을 해야 한다며 돈을 주지 않고 강제로 은행에 예금을 시켰어요.."(클럽에서 일하다 도망친 18세 '그레이스'의 사례).
"클럽 주인은 욕설과 함께 때린다거나 테이블로 밀어버리는 등 폭행을 했어요. 손님한테 성폭행을 당한적도 있지요.. 쉰 날이라고는 단지 크리스마스때 뿐이었어요. 같이 일하던 친구들이 도망을 쳤는데 주인은 그들이 어디 있는지 대라며 사무실에 가두고 때렸어요..더이상 한국에 있고 싶지 않아요."(클럽에서 업주로부터 폭행을 당한 26세 '로즈'의 사례).
위의 사례들은 다름아닌 우리나라의 미군 주둔 기지촌 일대 클럽에서 현재 일하고 있거나 또는 일한 경험이 있는 필리핀 여성들의 실태 증언들이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외국인여성노동자상담소는 11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산업에 유입된 외국인 여성에 관한 토론회'를 갖고 이들의 비참한 생활 실태를 파헤친 '제2차 현장 실태조사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지난 99년 공개된 1차 보고서에 이은 것으로 올 7월부터 11월까지 이태원, 의정부, 동두천, 평택 등 서울.경기 일대 기지촌을 방문, 필리핀 여성 70여명을 직접 인터뷰해 작성한 자료.
외국인 여성들이 한국으로 오기까지의 동기와 과정, 이들의 신상명세, 노동 및 생활 환경, 클럽 규칙 및 벌칙, 건강.알콜 중독 실태 등이 사례별로 생생히 기록돼 '충격'과 함께 인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교회여성연합은 "기지촌 일대의 외국인 여성들의 인권문제가 세계적인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성 인신매매는 그 배경과 성격, 형태와 관계없이 여성의 인권을 전면적으로 파괴하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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