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옹진군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를 잇는 대형 여객선 8차 공모까지 실패하자 여객선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25일 옹진군에 따르면 ‘옹진군 여객선 및 도선 등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개정안에는 지원 여객선 도입 규모 변경과 도입 조건 명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원 여객선 규모를 국제 총톤수 2000톤 이상 또는 국내 총톤수 1700톤 이상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기존 지원 대상 규모는 국제 총톤수 3000톤 이상 또는 국내 총톤수 2000톤 이상이었다.
항해속도 40노트 이상이라는 기존 내용도 최고속도 40노트 이상으로 명확히 변경했고, 차량‧화물 선적이 가능한 쾌속카페리선으로 한정했다.
이는 인천~백령 항로 대형 여객선 도입이 계속 지연되며 주민들의 교통과 정주여건 등이 악화되자 군이 내놓은 대안이다.
올해 3월까지 인천~백령 항로를 운항하는 유일한 대형 여객선은 2071톤급의 하모니플라워호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경영 악화 등으로 휴항했고, 올해 3월 폐업이 결정되며 운항이 완전히 중단됐다.
현재 같은 항로에는 1600톤급의 코리아프라이드호와 534톤급의 코리아프린세스호가 운항을 하고 있다.
문제는 두 여객선에는 차량을 실을 수 없다는 점이다. 코리아프린세스호에는 하모니플라워호나 코리아프라이드호보다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도 작다.
결국 하모니플라워호를 대체할 여객선을 찾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달 초 최대 20년간 운항 결손액을 지원한다는 조건을 걸고 8차까지 공모를 진행한 결과 참여한 업체가 한 곳도 없어 최종 무산됐다.
군은 전국 여객선사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논의도 이어왔다. 하지만 고금리, 유가 불안정, 원자재값 폭등 등의 이유로 업체들이 참여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이에 군은 여객선 규모를 줄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 선택이 업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현재 인천~백령 항로 외에는 오전에 섬에서 출발하는 항로가 없어 대부분 육지에 나가면 하루는 숙박해야 한다.
이에 주민들은 2000톤급의 중고 선박이라도 매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군은 현재로선 중고 선박도 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공모가 계속 무산되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불편이 길어져 선택한 방안”이라며 “내년 초쯤 조례가 통과되면 주민설명회를 생각하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대형 여객선을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