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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민주당 내분, 문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나?

  • 신율
  • 등록 2024.03.13 06:00:00
  • 13면

 

 

이제 무소속이 된 홍영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기 직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했었다. 이를 두고 문 전 대통령의 의중이 홍영표 의원의 탈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영표 의원 뿐 아니라, 다른 야당 정치인들도 심심치 않게 평산 마을을 방문하고, 문 전 대통령과 사진을 찍는다.

 

이런 모습을 보면, 퇴임한 이후에도 문 전 대통령은 상당한 파워를 가진 듯 보인다. 아마도 많은 이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기 때문에, 다른 퇴임한 대통령들과는 달리 현재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맞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우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문 전 대통령이 업무 수행을 잘해서라기보다는, 코로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였다. 이런 초유의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국기결집 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국기결집 효과란, 국가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국민들은 불안한 나머지 정부와 집권 세력에게 의지하려고 하는데, 이런 현상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권은 이런 국기결집 효과의 덕을 톡톡히 봤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가 잦아들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요즘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 2023년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12.4%,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잘한 일이 많은 역대 대통령을 묻는 문항이 있는데, 그 결과를 보면 노무현 70%, 김대중 68%, 박정희 61%, 김영삼 40%, 문재인 38% 순이었다.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생각해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지금에도 건재하다고 단언할 근거는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권력의 속성에서 찾을 수 있다.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임기 말 대통령을 레임덕에 빠졌다고 말하지만, 퇴임 전이라면, 대통령은 여전히 막강한 권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현직’이 ‘퇴임’으로 바뀌는 순간, 힘은 급격히 빠진다. 그렇기 때문에 퇴임한 대통령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란 매우 힘들다. 자신의 확실한 계파를 가지고 있었던, DJ나 YS도 퇴임 이후에는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현재 정치권에서 나오는 말들은 설득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문 전 대통령이 나서서 수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지금 탈당한 친문들이 문 전 대통령에게 의지하기 힘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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