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폭로했던 권인숙씨가 에세이집 「선택」(웅진닷컴刊)을 냈다.
'사건의 주인공'으로 살아야 했던 지난 시절에 대한 솔직한 심경과 성찰,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여성학 교수(사우스플로리다 주립대)가 되기까지 새로운 선택을 하고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면서 느낀 것들, 딸을 키우며 느낀 교육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책에 들어있다.
세월이 지나고서야 생각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시각과 지혜를 글 속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권씨는 성고문 사건을 폭로했던 자신의 20대를 집단의 행복을 위해 개인이 사라진 불균형의 시기였다고 회상한다. "개인의 이름은 성고문 사건으로 도드라졌지만, 한 개인으로서 어떻게 추슬러야 하는지, 나를 어느 만큼 죽이고, 어느 만큼 살려야 하는지 정리되지 않은 채로 늘 혼돈 속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반면 여성학을 선택한 것은 "터질 것 같은 머리를 수습하기 위한 절박한 선택"이었지만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여성학 연구 이후 비로소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게 되면서 삶에 대한 예의를 찾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란다.
현재 8년간의 결혼생활을 접고 11살 된 딸을 혼자 키우고 있는 권씨는 결혼생활에 대해 "남편이 생활인으로 자기 역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상대방을 돌보지 못하는, 납득이 안되는 부당함을 소화하지 못한 채로 울퉁불퉁하게 살았던 시절"이라고 적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딸에게 이혼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아이가 그런 아픔을 건강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 엄마도 아이도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 함께 행복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교육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 11일 책의 출간에 맞춰 딸과 함께 방한, 한달쯤 머물 예정인 그는 오는 21일 교보.영풍문고에서 팬사인회를 갖는 것 외에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여성학 연구자료를 수집하고 딸과 함께 소일하면서 지내겠다고 한다. 264쪽. 8천5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