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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의 달리는 열차 위에서] 부디 족함을 알아 국민의 입장에서

  • 최영
  • 등록 2024.11.13 06:00:00
  • 13면

 

흔히 “갈데까지 갔다”고 하지요. 집권 2년반 지지율 17%.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지난 7일 속칭 자폭기자회견은 국민들 가슴에 쇠말뚝을 박았습니다.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며 이다지도 철면피인지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사과하라니깐 하긴 하겠는데 내가 딱히 잘못한게 뭔지..”라는 식의 기자회견은 내용도 끔찍했지만 태도는 더더욱 목불인견이었습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여론은 이제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지역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70%가 넘는 사람들이 ‘대통령의 임기를 중단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답니다. 역설적이게도 대통령은 대다수의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 세웠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국민들의 뜻에 따라야 합니다. 마지막 충심으로 고언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람의 말년이 비참하지 않으려면 능히 족함을 알아야 하는 법입니다. 최초의 검찰출신 대통령으로 2년반동안 무소불위의 권세를 누려왔습니다. 현 검찰은 권력을 감시하는 기능보다 대통령의 호위무사로서 ‘대통령구하기’에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뻔히 드러난 여사님 주가조작을 눈 질끈 감고 덮어버리고 디올백도 파우치로 둔갑시켜 버렸지요. 반면에 야당지도자 죽이기에는 전 검찰력을 올인했지요. 그 덕분에 하고 싶은 것 다 해보지 않았던가요? 역대 처음으로 청와대를 버리고 대통령집무실을 옮기고 멀쩡한 고속도로 노선을 장모님 땅 주변으로 바꿔도 보았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외교도 마음 내키는 대로 해냈지요.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상 균형외교를 놓치면 안된다는 항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늘 일본의 이익에 편향된 길로 갔었지요. 강제징용배상금을 양보하더니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조차 일제 식민지배를 비판하기는커녕 일본과의 우호관계만 강조하셨지요? 그 결과 일본에서 대통령의 인기는 역대급이라지요? 이러다간 독도영유권까지 양보할지 모른다는 걱정까지 하는 지경이니 참담할 지경입니다. 우크라이나전쟁도 그렇지요. 우리가 우크라이나와 무슨 이해관계가 첨예하다고 외교의 기본인 실리외교는 내팽개치고 살상용 무기까지 제공할 것이라 하더니 급기야 북한군 개입을 빌미로 남북한 대리전까지 우려해야할 지경입니다. 설마 이를 기화로 계엄령선포까지 염두에 두고 계신 것은 아니겠지요? 


인심도 쓸만치 썼지 않습니까? 경기침체로 서민경제가 거덜이 나도 법인세, 상속세, 종부세를 뭉텅 깎아줘서 부자들의 금고를 그득히 채워주었지요? 덕분에 나라는 천문학적 재정적자에 국가부도가 걱정이랍니다. 아직 미처 챙겨주지 못한 주변 분들이 계신가요?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도 24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고 자기를 반대한다고 국회시정연설마저 하지 않겠다니요. 막무가내 2천명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분쟁도 그렇고 대통령은 지난 2년반 동안 누구도 누려보지 못한 절대권력으로 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본 기간이었습니다. 반면에 국민들은 물가고에 살림걱정, 나라걱정, 전쟁걱정까지 피가 마를 지경입니다. 됐습니다. 차고 넘칠만큼 누렸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더 나가면 대통령 본인도 불행한 결말에 이르겠지만 국가는 더욱 재앙일 뿐입니다. 대통령도 살고, 국민들도 살고 나라도 살아야지요.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에 집회 대응기조를 보니 대통령이 ‘혼군의 길’을 넘어서서 ‘폭군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징후가 보입니다. 역사를 두려워하셔야 합니다. 부디 족함을 알아 국민의 입장에 서서 이쯤에서 물러나셔야 합니다. 그 길만이 다 같이 사는 길임을 호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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