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탑승객 중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의 첫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29일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 46분쯤 초기 진화를 마치고 기체 후미에서 부상자 2명을 구조했다. 부상자 2명은 모두 승무원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며 이들은 서울 소재 병원으로 옮겨졌다.
확인된 사망자는 오후 6시 10분 기준 176명으로 파악됐으며 3명은 실종자로 분류됐다. 사고기에는 승객 175명, 승무원 6명이 탑승했다.
해당 여객기는 오전 8시 30분쯤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지연되며 착륙 직전인 오전 8시 57분쯤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주의를 받았다.
이어 1분 후인 오전 8시 58분쯤 사고기 기장은 '메이데이(구조)' 신호를 보냈고 9시쯤 당초 착륙해야 하는 방향(01활주로) 반대인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 다시 복행(Go Around)하기도 했고 9시 3분쯤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동체착륙'을 시도하며 공항 외벽과 충돌했다.
사고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활주로에 접근하던 사고 여객기는 착륙 전 오른쪽 엔진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외벽과 충돌하며 꼬리 칸을 제외하고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길에 휩싸였다.
국토교통부는 "버드 스트라이크, 랜딩기어 오작동 등 여러 문제가 나오고 있지만 조사를 명확히 해 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기를 운항한 2명의 조종사는 기장의 경우 6823시간, 부기장의 경우 1650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었다. 각각 2019년 3월, 지난해 2월 현 직책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현장감식, 피해자 신원확인, 유가족 심리 상담 등 지원을 위한 지원단을 급파했다. 전남경찰청은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수사본부를 편성해 사고 원인 등에 대한 규명에 나섰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최근의 국적 항공사 인명 사고인 2013년 7월 아시아나항공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2명 사망, 181명 부상)의 원인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까지는 11개월이 걸렸다.
무안공항은 주로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이용이 많은 만큼 피해 역시 해당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며 사고 수습과 지원에 나섰다.
해당 사고로 전남 무안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든 관계기관이 협력해 구조와 피해 수습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