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추진하는 수원 광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건립사업이 경기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며 지연될 상황에 놓였다.
이 사업은 지분적립형 주택을 도입해 무주택자인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의 주거안정을 보장한다는 취지이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도의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도의회와 GH 등에 따르면 ‘광교A17블록 공공주택사업 신규투자사업 추진동의안’은 이날 열린 도의회 제38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재석 83명 중 찬성 41명, 반대 34명, 기권 8명으로 부결됐다.
GH가 사행시행자를 맡은 광교A17블록 공공주택사업은 사업비 4451억 원을 들여 광교지구 내 A17블록에 9만 2250㎡ 규모의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240호·일반 분양주택 360호 등 600호의 주택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지난 16일 상임위 의결 이전에 이뤄진 검토보고에서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건립사업에 대해 내 집 마련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자산이 부족한 신혼부부 등에게 단계적 자산형성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태형(민주·화성5) 도의원이 이날 본회의에서 사업 동의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고 이후 표결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하며 안건은 최종 부결됐다.
김 도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해당 사업의 문제점으로 ▲기준치를 밑도는 B/C ratio(비용·편익비율) ▲한국주택금융공사와 대출상품 협의 지연 ▲일반 분양주택(360호)과 비교해 낮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240호) 비율 등을 꼽았다.
GH와 같은 공기업은 관련 법령에 따라 500억 원 이상 신규 투자사업의 절차를 이행하기 이전에 도의회로부터 동의안 의결을 받아야 한다.
이날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내년 말 예정된 주택공급 계획도 함께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GH는 내년 하반기 착공, 오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절차를 이행하고 있었다.
앞서 광명학온 공공주택지구(광명시 가학동 일원)의 경우는 GH가 지난달 28일 착공식을 갖고 지분적립형 주택 865호 건립에 나서고 있다.
한편 GH는 광교A17블록 공공주택사업이 공공사업으로서 타당성을 충분히 갖췄다는 입장이다.
GH 관계자는 이날 ‘사업의 낮은 비용·편익비율’과 관련해 “GH는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사업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출상품 협의 지연’에 대해서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제도가 아직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관련 상품을 마련한 사례가 없었고 분양 공모 이전 상품 마련을 목표로 공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했다.
이어 “도와 GH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점차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며 “3기 신도시사업을 통해 지분적립형 주택 1만 호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