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위기 대응에는 정책의 내용만큼이나 이를 추진하는 타이밍 또한 너무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 재정이라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들에게 닿아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정부 예산안에 대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한 것은 지난 1979년 11월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한 대행은 “현재 우리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제때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정의 적기 투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I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은 국가 미래성장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요소인 만큼 국가 차원의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절박한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완화를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대내외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안타깝게도 지난 3월 영남지역에서는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은 “이번 추경안이 국민께 든든한 힘이 되어드리고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에 소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12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재해·재난 대응에 3조 2000억원, 통상 및 인공지능(AI) 지원에 약 4조 4000억원, 민생안정 분야에 약 4조 3000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지중화 비용 중 기업 부담분의 70%를 지원하며 반도체 설비 투자 저리대출에 2000억원을 추가 출자해 프로그램 총 공급 규모도 17조원에서 20조원으로 확대했다.
한 대행은 “글로벌 경쟁이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 우리 산업과 기업이 좌초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하루하루 점점 더 힘겨워지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삶의 무게를 덜어드릴 실질적인 지원이 바로 당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고 “이번 추경을 두고 한 대행의 12조원짜리 대권놀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추경은 필요하나 선행돼야 할 게 있다. 한 대행을 비롯한 내란 세력의 진심 어린 사죄”라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 대행의 시정연설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정부 질문의 국회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천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기를 바란다”고 발언하자 단상 앞으로 나가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