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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막히자 집도 작아졌다”…수도권 아파트 시장, 거래 ‘뚝’ 가격·면적 ‘뚝’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 1억 6000만 원↓, 거래량 73% ↓
서울 강남구 거래량 134건 → 13건, 중위가격 3억 원 하락
노도강·금관구도 하락세…중저가 지역, 풍선효과 없었다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거래 가능한 아파트의 조건이 달라지면서 거래량뿐 아니라 거래 가격, 면적까지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자금 여력이 줄어든 수요자들이 한 단계 낮은 가격대, 더 작은 평형을 택하면서 시장의 ‘선택 기준’ 자체가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21일 직방이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15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 거래가격은 대책 발표 전 6억 6000만 원에서 발표 후 5억 원으로 1억 6000만 원 하락했다. 거래된 전용면적은 84㎡에서 75㎡로 줄었다. 거래량은 2만 474건에서 5529건으로 73% 급감했다. 


서울은 가격·면적·거래량 모두 줄며 정체 흐름이 뚜렷했다. 대책 전 7150건이었던 거래량은 1361건으로 줄었고, 중위 거래가격은 10억 9000만 원에서 8억 7000만 원으로 약 2억 2000만 원 낮아졌다. 거래된 전용면적도 84㎡에서 78㎡로 줄며 더 작은 면적대 아파트의 거래가 늘어난 경향을 보였다.

  
특히 고가 단지가 밀집된 강남권에서는 대출 규제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며 고가·대형 평형의 거래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강남구는 중위 거래가격이 29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약 3억 원 낮아졌고, 서초구는 23억 7500만 원에서 19억 6500만 원으로 낮아졌다. 거래량은 134건에서 13건으로 급감했다. 송파구는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적었다. 중위가격이 16억 5000만 원에서 16억2000만 원으로 소폭 하락하고 거래량은 339건에서 118건으로 줄었다. 거래된 면적은 대책 전후 모두 85㎡로 유지되며, 거래시장은 정체기를 보이고 있지만 일정 수준의 수요가 중형 평형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마용성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몇 년간 고급 주거지로 부상했지만, 대책 이후엔 거래량과 거래가격 모두 조정을 보였다. 전용면적은 대책 전후 모두 85㎡ 수준으로 유지됐음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의 중위가격은 15억 2750만 원에서 12억 2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용산구는 18억 500만 원에서 15억 4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성동구는 15억 8000만 원에서 14억 600만 원으로 중위가격이 낮아졌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일대는 ‘풍선효과’ 대신 거래 정체와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노원구는 중위가격이 5억 9500만 원에서 5억 1900만 원으로 낮아졌고, 강북구는 전용 85㎡ 기준 6억 9000만 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금천구는 5억 8250만 원에서 5억 4500만 원으로, 구로구는 7억 1900만 원에서 6억 5000만 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거래된 면적도 대부분 줄었다.


경기도는 지역별로 상반된 흐름이 관측됐다. 전체 중위 거래가격은 5억 5000만 원에서 4억 4500만 원 전용면적은 78㎡에서 75㎡로 줄었다. 수원시 영통구, 성남시 분당구, 용인 수지구 등은 서울 접근성과 직주근접 선호로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들이지만 이번 대책 이후 거래 급감과 동반된 가격 하락을 보였다.

 
다만 과천시는 예외적 흐름을 보였다.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27억 원), ‘과천푸르지오써밋’(20억 8500만 원) 등 고가 단지의 거래로 중위가격이 높게 나타났지만, 거래 자체가 극히 적은 상황이어서 시장 흐름을 대표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여주시, 안성시 등 상대적으로 저가 단지가 몰린 지역은 규제 영향에서 다소 비켜나며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거래를 이어갔다. 규제 강도와 수요층의 자금 여력에 따라 지역별 반응이 뚜렷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인천은 대책 전 2003건이던 거래량은 804건으로 줄었고, 중위 거래가격도 3억 7900만 원에서 3억 6000만 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연수구, 남동구 등 주요 지역에서도 가격 조정이 관측됐고 계양구·부평구·서구 등은 전용면적 변화 없이 같은 면적의 가격대가 하향 조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6.27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단기간 내 거래량, 면적, 가격 모두 하향 조정되는 흐름 속에 빠르게 관망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거래 가능한 아파트의 조건 자체가 바뀌며, 중소형·실현 가능한 가격대 중심의 거래가 증가했다. 


김은석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이는 심리적 위축이라기보다 자금 여건과 대출 가능 범위에 따른 '선택 구조의 재편'이라 볼 수 있다"며  "거래 자체가 급감한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기에 현재의 조정 흐름이 일시적 착시인지 구조적 전환의 신호인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금리·대출 규제 변화, 추가 정책의 방향성에 따라 수요자의 선택 기준과 거래 흐름 역시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으며, 당분간은 제도 변화에 대한 적응과 관망이 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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