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생 약 3분의 1이 교육을 받고 있는 경기도는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지라고 부를만 하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율·균형·미래'라는 기조 아래 체계적 공교육 체계 구축과 맞춤형 교육 확대를 목표로 학생들에게 부족함 없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경기신문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도교육청만의 특별한 교육 정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이 우리 시대를 뒤바꾸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교육 현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최첨단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더라도, 이를 지탱할 인문학적 토대가 없다면 그것은 모래 위에 세운 집과 다름없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자라듯, 인문학적 소양은 첨단 기술 사회를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근본이다.
군포중앙고등학교는 바로 AI와 인문학, 두 분야를 함께 붙잡았다. 지난 3월, 경기도 자율형공립고 2.0 운영교로 다시 지정된 이 학교는 ‘질문하는 학생, 탐구하는 학교’라는 표어를 내걸고,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창의적 융합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 첨단 과학 시대에서 인문학을 기르다
군포중앙고 교육과정의 핵심은 ‘온·통·군·중·인 e음’이다. ‘e음’은 학생·교사·학부모·지역사회가 평등, 참여, 교육이라는 세 축으로 연결되는 고리를 뜻한다. 교육을 단일 공간이 아닌, 배움과 경험이 맞물리는 네트워크로 확장한다는 철학이 담겼다.
‘온(溫)’은 마음을 나누는 인문학적 사고 역량이다. 학교는 독서와 토론을 통해 학생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동책동독 프로젝트’에서는 같은 진로와 흥미를 가진 친구들이 같은 책을 읽고 자유롭게 독후 활동을 이어간다.
이 과정은 사제동행 심화독서토론으로도 확장된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사고력과 표현력을 또 한 번 기를 수 있다.
‘인문학 e음 프로그램’에서는 학급별로 독서 서바이벌 퀴즈를 열어 승부욕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학년별 특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1학년은 ‘읽기와 토론’, 2학년은 ‘글쓰기’, 3학년은 ‘말하기’에 집중하면서 차례차례 본인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독서와 토론으로 쌓은 힘은 다양한 분야와 융합된다. ‘인문융합캠프’에서는 경영·산업·환경·스포츠·미술 등 전문 강의를 듣고, 이를 인문학과 연결해 토론한다. 학생들은 질문을 던지고 논리적으로 주장하며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훈련을 통해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까지 키워간다.

◇ 통(通): 미래와 소통하는 정보처리 역량
‘통(通)’은 미래와 소통하는 능력, 곧 정보처리 역량을 말한다. 군포중앙고는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AI를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데 집중한다.
대표 프로그램은 AI 솔루션 프로젝트다. 학생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제 프로젝트로 구현하며, 협약 대학 전문가 멘토링과 심화 교육까지 연결된다. 단순한 코딩 수업이 아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교육이다.
또한 AI 메이커 챌린지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나만의 앱 개발’에 도전한다. 학생들은 관심 분야를 담은 앱을 기획하고 제작하며, 그 과정에서 진로까지 탐색한다. 대학 방문 실험·실습도 운영된다.
협력 대학 동아리 멘토 지원으로 사물인터넷(IoT), 드론 코딩, 생성형 AI 등 최첨단 기술을 직접 다루는 경험을 쌓는다.

◇ 군(群): 세상과 함께하는 공동체 역량
‘군(群)’은 세상과 함께하는 힘, 공동체 역량이다. 군포중앙고 학생들은 배운 것을 지역사회와 나누며 성장한다.
프로젝트 봉사단은 텃밭 수확물을 기부하거나 공연·상담 등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간다. 인근 중학교를 찾아 재능을 나누기도 한다.
꿈다지기 프로젝트에서는 ‘숨은 고수’를 발굴하고, 자신의 재능을 또래와 지역에 나누며 공동체의 일원임을 체감한다.
지역 행사 참여도 활발하다. 과학·정보·수학 동아리 학생들은 군포 동아리 축제에서 실험 부스를 운영하고, 치어리딩·연극·밴드 동아리는 지역 무대를 채운다. 공동체 활동은 곧 학습과 배움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 중(重): 삶을 주도하는 창의적 사고 역량
‘중(重)’은 창의적 사고 역량이다. 군포중앙고 학생들은 탐구와 토론을 통해 삶을 주도하는 힘을 기른다.
대표 프로그램은 과학탐구e음 오픈랩이다. 학생들이 직접 연구 주제를 정하고 탐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전문가 멘토링과 예산·재료까지 전폭 지원을 받는다. 융합과학토론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주제로 학생들이 논리적으로 토론하며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운다.
이공계 진로 탐색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창의과학진로캠프에서는 생명공학·분석화학·신재생에너지 등 심화 실험을 수행하고, ‘별 읽는 밤’에서는 천체 관측을 인문학과 접목한다. ‘과학톡’, ‘한림원 석학과의 만남’은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학문 현장을 전달한다.
여기에 인문융합캠프·오픈랩은 사고의 폭을 넓힌다. 학생 주도 연구 프로젝트와 토론 활동은 소통 능력, 논리력, 문제 해결력, 비판적 사고력을 종합적으로 키워준다. 자율교육과정에서는 융합 프로젝트 수업과 전문가 특강을 통해 AI 기반 인문학 융합 수업의 진수를 경험한다.

◇ 인(人): 질문하고 탐구하는 학업 역량
‘인(人)’은 학업 역량이다. 군포중앙고는 학생 개별 수요를 반영한 소인수 심화 수업을 통해 맞춤형 학습을 지원한다. 인공지능 수학, 프로그래밍, 정보과학 등 전공 연계 심화 과목이 개설된다.
기숙사 드림챌린지반은 학업 집중형 프로그램으로, 맞춤형 진로 상담과 쾌적한 자습실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기숙사 안에서도 자기 주도적으로 학업과 진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지역 교육 허브로 자리매김…“경기교육 새로운 모델 만들 것”
2025학년도부터는 더욱 다채로운 ‘온·통·군·중·인 e음’ 프로그램이 개설된다. ▲인문융합캠프 ▲인문융합오픈랩 ▲교과융합프로젝트 ▲창의과학진로캠프 ▲탐구e음 오픈랩 ▲인문학e음 ▲꿈다지기 프로젝트 ▲전공연계심화수업 등이다.
군포중앙고는 이번 교육과정을 단순한 내부 혁신으로 끝내지 않는다. 2026년부터 시작되는 AI·인문학 융합 교육과정은 지역 사회와도 공유돼, 인근 학교 학생들에게까지 확대된다. 학교는 지역 교육의 허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 22일 저녁 6시 30분, 본관 3층 강당에서 ‘2026학년도 자율형공립고2.0 교육과정 설명회’를 개최한다. 군포 시민과 중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운영 방안을 안내하고, 자율형공립고 우수 사례도 공유할 예정이다.
군포중앙고 관계자는 “AI와 인문학을 아우르는 융합 교육을 통해 모든 학생이 자신만의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며 “학교의 성과를 지역과 함께 나누며 경기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됐습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