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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전시] 식량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다

내년 3월 8일까지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시실서 '탄수화물 연대기'

 

한국이 식량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되기까지의 여정이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진다. 

 

국립농업박물관의 ‘탄수화물 연대기’는 다사다난한 근현대사를 거쳐 먹거리가 풍족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를 곡물을 통해 조명하는 전시다.

 

전시는 우리의 주식과 식문화가 변화해 온 흐름을 따라 구성된다. 

 

'탄수화물 연대기'는 생존과 직결되는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대표적인 방식인 곡물 중심의 식사에서 출발해, 보리·밀·옥수수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과 우리 고유의 식문화를 기록한 자료들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농사직설', '산림경제', '중보문헌비고' 등 시대별 농업·농촌 기록물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가운데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명에 따라 1429년에 편찬된 우리나라 최초의 농업 지침서로, 보리와 밀, 벼 등 주요 곡물의 파종 시기와 밭갈이, 저장 방법 등이 자세히 담겨 있다.

 

또 ‘식미방’, ‘조선요리학’, ‘요리백과’ 등 기록물에는 밥을 비롯해 국수와 떡 등 곡물을 활용한 요리가 빠짐없이 등장하며, 이는 우리 식문화를 기록해 후대에 전하고자 한 노력을 보여준다.

 

1990년대 이후에는 근대 인쇄 기술의 도입으로 요리 관련 서적이 다양하게 출간되며 동서양의 새로운 요리법과 영양학 개념이 등장한다.

 

전시는 오랜 세월 우리의 밥상을 지켜온 보리·밀·옥수수의 역사적 기록을 통해 오늘날과는 사뭇 달랐던 곡물의 위상과 당시의 삶의 모습을 비춘다. 

 

 

전시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도시화와 산업화를 거치며 변화한 식문화와 ‘보리’,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변천사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수탈로 쌀이 부족해지며 보리와 잡곡이 주식이 됐고, 광복 이후에는 미국의 식량 원조 정책에 따라 밀과 옥수수가 대량 유입되며 새로운 먹거리와 요리법이 등장했다. 

 

1970년대 후반 보리는 통일벼 보급과 쌀 자급 달성으로 소비가 급감했으나, 1990년대 이후 웰빙 문화 확산과 함께 건강 곡물로 다시 주목받았다.

 

또 다른 주식인 밀은 고려시대에는 귀한 곡물이었지만, 광복 이후 식량 원조로 소비가 급증하며 쌀과 보리의 대체재로 자리 잡았다. 이후 혼분식 장려운동과 해외 문화 교류 확산으로 밀가루 가공식품이 늘어나며 우리의 입맛 또한 변화를 맞았다.

 

 

전시장에 진열된 ‘밀·보리 재배법’, ‘분식 장려 리플릿’, ‘건빵’, ‘라면’ 등은 식문화와 입맛이 달라지던 시기를 보여주며, 벽면을 가득 채운 밀가루 포대는 당시 밀 소비 규모와 제분업계의 성장을 생생하게 전한다.

 

또 '뻥튀기 기계', '빵틀', '옥수수 알 빼는 도구', '밀대' 등 당시 사용된 조리 기구를 통해 달라진 요리법에 따라 기계와 도구 역시 발전하고 변화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전시 공간에서는 식량 자급을 이룬 1970년대 이후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 시기에는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식문화가 자리 잡으며, 우리의 밥상은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 요소로 확장됐다. 

 

‘영양과 식품 도해’를 비롯한 자료들은 영양학의 발전과 국내 도입 과정을 쉽게 풀어내며, '식생활 개선 책자'와 '식생활 교육 교재'를 통해 식문화가 건강을 고려하는 단계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주요 곡물들의 변화 연대기를 담은 이번 전시는 2026년 3월 8일까지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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